미국의 크리스천 콜먼(23)이 트랙을 떠난 우사인 볼트(33·자메이카) 이후 새로운 ‘인간 탄환’으로 떠올랐다.
콜먼은 29일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76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이날 3번 레인 출발선에 선 콜먼은 총성이 울리자마자 빠르게 앞으로 튀어나갔고 40m에서부터 가장 앞에서 달려 9초89를 기록한 2017년 세계육상선수권 챔피언 저스틴 개틀린(37·미국)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콜먼의 9초76은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사상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최고 기록은 2009년 베를린 대회 때 볼트가 세운 9초58. 역대 랭킹으론 세계 6위지만 현역 랭킹에서는 9초69의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 9초74의 개틀린에 이어 3위다. 블레이크와 개틀린이 하락세에 있는 데다 콜먼이 이제 23세로 한창때의 나이임을 감안하면 세계 남자 100m는 당분한 ‘콜먼 천하’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볼트가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울 때도 23세였다.
콜먼의 기록 단축 기세도 좋다. 2014년 10초30으로 국제무대에 이름을 올린 콜먼은 2016년 9초95로 10초 벽을 깼고 이후 9초82(2017년)→9초79(2018년)→9초76(2019년)으로 매년 가파르게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미국 선배인 노장(老將) 개틀린의 존재도 콜먼의 기록 단축을 자극하고 있다. 볼트의 그늘에 가려 ‘2인자’ 이미지가 강했지만 개틀린은 2014∼2016년 3시즌에 걸쳐 시즌 최고 기록을 보유한 선수다. 2015년과 2016년에는 볼트를 2위로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7년부터 시즌 최고 기록은 콜먼이 가져가고 있다.
하지만 콜먼의 이 희망적인 시나리오에 도사리고 있는 암초도 있다. 콜먼은 ‘불시 검문을 위한 소재지 보고’ 규정을 어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6월과 올해 1월, 4월 등 최근 3차례나 도핑 테스트를 받지 않고 기피한 것이다. 미국반도핑위원회(USADA)는 최근 이 규정을 위반한 선수에게 ‘자격정지 2년’ 처분을 내렸다. 콜먼은 이번 세계육상선수권에 출전할 수 없었지만 미국반도핑위원회와 미국육상연맹이 징계를 유예해주면서 출전하게 됐다. 콜먼과 경쟁하는 개틀린 역시 2006년 테스토스테론 양성 반응으로 4시즌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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