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대검찰청 앞 대규모 촛불집회… 與 “개혁 저항하는 검찰 심판한 것”
靑 “국민 열망 무겁게 받아들여야”… 윤석열 “檢개혁 국민의 뜻 받들 것”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에 대한 공개 소환조사를 앞두고 청와대와 여당이 일제히 검찰에 대한 강공 드라이브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에 대한 공개 경고에 이어 주말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대규모 촛불집회 등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한 여권이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며 대대적인 공세로 전환한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대해 “많은 시민이 촛불집회를 찾았다는 것은 그만큼 검찰 개혁에 대한 열망이 높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27일 공개 메시지에서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의 행사가 중요하다”고 밝힌 데 이어 청와대가 다시 한 번 검찰을 정조준한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촛불집회를 “국민의 명령”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에 대한 심판”이라고 규정하며 검찰을 비판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이 검찰을 이긴다”며 “검찰 개혁을 위한 국회의 시간이 앞당겨지고 있음을 직감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30일 당내 검찰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특수부 축소 등 검찰 개혁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 개정 이전에 진행할 수 있는 검찰 개혁, 예를 들면 피의사실 유포 등 잘못된 수사 관행을 특위 차원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온 지 하루 뒤 촛불집회를 통해 확인한 지지층 결집을 동력으로 조 장관 의혹에 맞춰져 있던 ‘조국 사태’의 초점을 검찰 개혁으로 옮기려는 포석이다. 검찰이 이번 주 조 장관 부인을 소환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치권에선 보수 진영의 다음 달 3일 개천절 장외집회와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이번 주가 ‘조국 사태’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검찰 수사 발표 후 문 대통령이 인사권 행사로 검찰 개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도 정부 조직의 하나”라며 “검찰 스스로 개혁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평가한 뒤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서초동 촛불집회’ 하루 뒤인 이날 ‘검찰총장 입장문’을 내고 “검찰 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검찰은 충실히 받들고 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부터 이러한 입장을 수차례 명확히 밝혀왔고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런 압박은 대형 사건을 맡았을 때 당연히 시작되는 것이다. 수사는 수사대로 간다”고 말했다.
보수야권은 청와대와 여당의 공세에 “전형적인 편 가르기”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이창수 대변인은 “대한민국이 두 개로 쪼개졌다”며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당장 조국을 파면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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