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 뒤흔든 엄마들의 금메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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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 1위 프레이저프라이스, 출산-152cm 단신에도 4번째 우승
美펠릭스는 통산최다 12번째 금
中류훙도 경보 최다 5번째 메달

카타르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여자 선수들이 ‘어머니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왼쪽 사진부터 여자 100m에서 4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아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자메이카의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 지난해 11월 출산한 뒤 돌아와 미국의 1600m 혼성계주 금메달에 일조한 앨리슨 펠릭스. 출산, 육아로 2017년부터 2년간 쉰 뒤 돌아와 경보(20km) 종목 최다인 5번째 메달(금)을 목에 건 중국의 류훙. 도하=AP·신화 뉴시스
카타르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여자 선수들이 ‘어머니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왼쪽 사진부터 여자 100m에서 4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아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자메이카의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 지난해 11월 출산한 뒤 돌아와 미국의 1600m 혼성계주 금메달에 일조한 앨리슨 펠릭스. 출산, 육아로 2017년부터 2년간 쉰 뒤 돌아와 경보(20km) 종목 최다인 5번째 메달(금)을 목에 건 중국의 류훙. 도하=AP·신화 뉴시스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한 승리다.”

30일 열린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에서 10초71이라는 개인 사상 두 번째로 좋은 기록(최고기록 10초70)으로 우승한 자메이카의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33)가 남긴 소감이다. 그의 우승은 ‘엄마가 된 뒤’ 정상을 탈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15년 베이징 대회에서 우승한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17년 임신과 출산으로 선수로서의 경력이 단절됐다. 하지만 2018년에 복귀한 뒤 1년 만에 세계선수권 8번째 금메달이자 10번째 메달(금 8, 은 2개)을 목에 걸며 152cm의 단신이라 얻은 ‘주머니 로켓’(프레이저프라이스의 별명)의 명성을 과시했다. 여자 100m에서만 4번째 금메달로 이 종목 최다이다. 프레이저프라이스뿐만이 아니다. 이날 다른 어머니 2명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AP통신은 “프레이저프라이스의 말이 맞다. 2019년은 육상계에 어머니의 해이고, 이날은 어머니의 날이다”라고 썼다.

세계선수권 남녀 통산 최다 메달리스트인 미국의 앨리슨 펠릭스(34)는 혼성 1600m 계주에서 윌버트 런던(남자), 코트니 오콜로(여자), 마이클 체리(남자)와 짝을 이뤄 3분9초34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하며 ‘육상 황제’ 우사인 볼트(34·자메이카·11개)를 넘어 12번째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 메달 수도 17개로 늘렸다. 지난해 11월 임신중독증으로 인해 긴급 제왕절개 수술로 딸을 출산한 펠릭스는 엄마가 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세계선수권 여자 경보 최다 메달리스트 류훙(32·중국)도 경보 20km에서 1시간32분53초로 우승하며 자신의 세계선수권 메달을 5개(금 2, 은 2, 동 1개)로 늘려 이 종목 최다 메달리스트 자리를 굳게 지켰다. 자신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올가 카니스키나(러시아·3개)와의 격차를 벌렸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류훙은 출산과 육아를 위해 지난 2년 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고 올해 복귀하자마자 세계 챔피언 자리를 되찾았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앨리슨 펠릭스#류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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