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대표(33)가 이끄는 중도보수 성향의 국민당이 1위를 차지했다. 2017년 31세로 세계 최연소 총리가 됐던 쿠르츠 대표의 연임이 확실해졌다. 내무부가 이날 발표한 잠정 집계에서 국민당은 38.4%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사회민주당은 21.5%, 자유당은 17.3%, 녹색당은 12.4%를 각각 확보했다. 전체 183석 중 국민당이 73석, 사회민주당이 41석, 자유당이 32석, 녹색당이 23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민당이 1945년 이래 가장 큰 득표율 차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기 총선은 자유당의 부패 스캔들이 좌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7년 쿠르츠 총리가 이끈 국민당은 당시 득표율 3위의 극우 자유당과 연정을 꾸렸다. 올해 5월 자유당 대표인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전 부총리가 2017년 스페인 이비사섬에서 러시아 신흥 재벌의 조카에게 “정부 사업권을 줄 테니 후원해 달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여론이 악화됐다. 국민당은 연정을 해체했다. 반발한 자유당은 사민당과 손잡고 쿠르츠 총리의 불신임안을 가결해 조기 총선이 치러졌다.
쿠르츠 대표는 세계 최연소 총리란 기존 타이틀도 지키게 됐다. 그는 오스트리아 정계의 ‘신동’으로 불린다. 17세이던 2003년 국민당 하위기구 청년 당원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고, 빈 시의회 의원, 내무부 사회통합 정무차관을 거쳐 2013년 유럽 최연소 외교장관이 됐다. 2017년 12월에는 세계 최연소 선출직 총리에 올랐다. 지지자들은 양복을 입은 그의 모습을 007 영화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의 정치 성향이 극우에 가깝다는 비판도 있다. 외교장관 시절 중동 난민이 유럽으로 들어오는 주요 통로인 발칸 루트를 폐쇄했다. 일각에서 그를 ‘오스트리아의 트럼프’로 부르는 이유다. 하지만 트럼프와는 달리 절제된 표현과 겸손한 말투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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