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규야, DB에 받쳐줄 가드 있어?”… “시래 형, 나 없이 누구와 픽앤드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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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개막 미디어데이 불꽃 신경전

“종규야. 우리 체육관에 아직도 네 짐이 있는데…. 버려도 되지?”(김시래·30·LG)

“제가 LG 체육관에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 택배로 보내줄 수 있나요?”(김종규·28·DB)

LG의 ‘단짝’에서 이제는 적으로 만나게 된 센터 김종규와 가드 김시래의 기싸움은 불꽃이 튀었다.

1일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미디어데이. 지난 시즌까지 LG 간판 선수였던 김종규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갖춘 뒤 LG가 제안한 보수 총액 12억 원을 거절하고 프로농구 사상 최고 보수 총액(12억7900만 원)으로 DB의 유니폼을 입어 화제를 모았다.

이날 행사에서 김종규는 “LG에 있을 때는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DB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시래 형에게 묻고 싶다. 내가 없는 LG에서 누구와 픽앤드롤을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김시래는 “종규의 빈자리를 대체할 사람은 많다. 떠난 사람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DB가 나보다 더 종규와 호흡이 맞는 가드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종규가 우리와 붙을 때 내게 스크린을 걸어주러 오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쏘아붙였다. 현주엽 LG 감독도 김시래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는 ‘우리 팀은 종규만 잘하면 돼’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이제는 시래만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종규는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선수들(팀당 1명씩 총 10명)이 꼽은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 부문에서 1위(4표)에 올랐다. DB는 김종규(206cm), 윤호영(196cm) 등으로 구성된 ‘산성’을 구축해 전력이 상승했다. 하지만 이상범 DB 감독은 김종규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것을 걱정했다. 그는 “종규가 햄스트링이 안 좋아서 100% 컨디션이 아니다. 외국인 선수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했다. 진저리가 나서 요즘에는 햄을 안 먹고 소시지만 먹는다”고 말했다.

한편 사령탑들은 올 시즌 팀 컬러를 다양한 키워드로 제시했다. 스피드를 강조한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고양발 특급열차’, 공격 농구를 내세운 서동철 KT 감독은 ‘오공’(오로지 공격)이라고 했다. SK 문경은 감독은 ‘희조스’(희생과 조직력, 스피드)라는 독특한 표현을 수차례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프로농구는 5일 울산에서 열리는 지난 시즌 챔피언 현대모비스와 준우승 팀 전자랜드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김배중 wanted@donga.com·조응형 기자
#kbl#김종규#김시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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