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은, 리을, 미음, 비읍, 이응…. 한글 자음 명칭은 ‘자음+ㅣ’를 첫 자로, ‘으+자음’을 다음 자로 쓴다. 기본 모음인 ‘ㅣ, ㅡ’를 활용해 첫소리 자음과 끝소리 자음을 동시에 드러내는 방식으로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런데 왜 ‘ㄱ, ㄷ, ㅅ’만 ‘기윽, 디K, 시읏’이 아니라 ‘기역, 디귿, 시옷’일까. 이는 자음의 이름을 한자로 적을 때 대응되는 한자가 없었기에 생겨났다. ‘윽, K, 읏’을 한자의 소리를 빌리거나, 이두식으로 뜻을 빌려 ‘其役(기역)’ ‘池末(지말·‘지’의 발음은 디였고, ‘말’은 ‘끝’이라는 뜻을 빌림)’ ‘時衣(시의·‘의’는 ‘옷’이라는 뜻을 빌림)라고 적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런 한자식 표기에 따라 예외적 명칭이 생겨났지만 이는 과학적인 한글 정신에 위배된다”며 “‘기윽’ ‘디K’ ‘시읏’으로 명칭을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40여 년간 한글운동에 헌신해 온 한글학자가 한글에 관한 교양이 되는 지식을 정리했다. 한글은 누가 창제했을까.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들이 함께 지었다는 게 통설이고, 최근에는 숨은 주역이 있다는 내용의 영화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저자는 세종이 단독으로 창제하고 집현전 학사들을 비롯한 인재들이 간접으로 도왔다고 단언한다. 한글은 정말 과학적인가, 맞춤법에는 어떤 원리가 담겼나, 일제강점기 우리 말글을 어떻게 지켰나를 비롯해 14가지 물음과 답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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