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카오야이 국립공원 폭포서 세 살배기 뒤따라 5마리 익사
탈진한 한 쌍 구조했지만… “충격에 생존 힘들 가능성”
5일 태국 중부 카오야이 국립공원에서 야생 코끼리 6마리가 떼로 익사했다. 폭포에 빠진 세 살배기 아기 코끼리를 구하려다 단체로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공원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3시경 일명 ‘악마의 폭포’로 불리는 공원 내 ‘해우나록’ 폭포 쪽에서 코끼리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수색에 나섰다. 이들은 약 3시간 뒤 폭포 안에서 숨진 세 살배기 아기 코끼리를 발견했다. 바로 옆 돌무더기에서는 코끼리 2마리가 아기를 건지려고 발버둥치고 있었다. 이 코끼리들은 탈진 상태로 구조됐지만 생존 여부가 불투명하다. 폭포 아래쪽에서는 사망한 성인 코끼리 5마리가 추가로 발견됐다.
해우나록은 3단으로 이뤄진 높이 약 150m의 계단형 폭포다. 카오야이 국립공원에서 가장 높고 가팔라 사고 위험이 높다. 1992년에도 이곳에서 코끼리 8마리가 익사했다. BBC에 따르면 한 공원 관계자는 “아기 코끼리가 먼저 미끄러져 폭포로 떨어졌고, 다른 코끼리들이 아기 코끼리를 구하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코끼리는 무리를 지어 생활할 뿐 아니라 무리 내 다른 코끼리가 죽으면 크게 슬퍼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새끼가 죽으면 잠을 자지 않고 사체 곁을 떠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살아남은 한 쌍의 코끼리가 장기적으로 생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에드윈 윅 태국 야생동물친구재단 설립자는 “가족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살아남은 코끼리들의 상처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 방콕에서 북동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카오야이 국립공원은 1962년 만들어진 태국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면적은 2100km²이며 야생 코끼리 30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곰, 긴팔원숭이 등 다양한 야생 동물이 살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2005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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