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 농수산물, 특급호텔 식탁 ‘귀하신 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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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산 애플망고 빙수, 충북 청원 농가 치즈케이크
강원 양양 송이버섯 요리…
“신선한 먹거리 안정적 확보, 지역 농가와 상생 일석이조”

서울 시내 특급 호텔에서 국내 농수산물을 활용한 음식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충북 청원에서 
생산된 치즈를 활용한 그랜드하얏트서울 ‘블루베리 치즈케이크’. 그랜드하얏트서울 제공
서울 시내 특급 호텔에서 국내 농수산물을 활용한 음식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충북 청원에서 생산된 치즈를 활용한 그랜드하얏트서울 ‘블루베리 치즈케이크’. 그랜드하얏트서울 제공
제주산 애플망고 빙수, 충북 청원 농가 치즈케이크, 강원 양양 송이버섯 음식, 대관령 평창 한우구이….

서울 시내 특급 호텔에서 국내 농수산물을 활용한 음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특급 호텔의 화려하고 이국적인 이미지와 달리 ‘신토불이(身土不二)’ 마케팅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 호텔 관계자들은 국산 농수산물을 사용한 음식으로 글로벌 고객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신선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효과도 있다.

왼쪽부터 서울 롯데호텔 ‘대관령 한우 안심구이’, 그랜드하얏트서울 ‘강원 
양양 송이버섯 프로모션’. 각 사 제공
왼쪽부터 서울 롯데호텔 ‘대관령 한우 안심구이’, 그랜드하얏트서울 ‘강원 양양 송이버섯 프로모션’. 각 사 제공
서울 신라호텔이 2011년부터 판매하며 명물인 된 ‘제주산 애플망고 빙수’가 대표적이다. 신라호텔은 해외 수입 애플망고가 더 저렴한데도 고가의 제주산을 고집하며 프리미엄 애플망고 빙수 트렌드를 선도했다. 올 들어선 2월 충남 논산의 킹스베리 딸기를 활용한 빙수를 내놓은 데 이어 9월 ‘멜론 시미로 빙수’(4만8000원)를 출시했다. 전북 고창, 경북 청도에서 각각 생산된 멜론과 홍시만을 사용해 만들었다.

그랜드하얏트서울도 지역 특색을 담은 식음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달 13일까지 강원 양양의 송이버섯을 활용한 요리 프로모션(12만8000원∼ )을 진행 중이다. 송이버섯 만두를 비롯해 △리코타 치즈를 곁들인 구운 송이버섯 △송이버섯을 곁들인 옥돔 및 스테이크 △송이버섯 볶음밥 등이 코스로 나온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은 충북 청원의 ‘영준목장’에서 생산한 크림치즈로 만든 ‘블루베리 치즈케이크’(3만8000원)도 판매 중이다. 영준목장은 직접 키우는 젖소가 당일 생산한 원유만을 사용해 치즈를 만든다. 깔끔하고 건강한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신라호텔 ‘고창 멜론 빙수’. 신라호텔 제공
서울 신라호텔 ‘고창 멜론 빙수’. 신라호텔 제공
파크하얏트서울은 지역 농가와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들고 있다. 전남 완도의 전복 양식 업체인 청산바다와 손잡고 ASC(세계양식책임관리회) 인증을 획득했다. ASC 인증은 운영 시스템 및 해양 보전, 지역사회 공헌 등에서 높은 수준을 갖춘 곳만 받을 수 있다. 파크하얏트서울은 청산바다에서 나온 전복을 해물 무침, 찜, 구이 등의 요리에 사용 중이다. 충북 괴산 버섯을 활용한 ‘버섯 주말 브런치’(10만5000원)를 비롯해 전남 신안군 팔금면 왕새우를 사용한 대하 요리(3만5000원∼7만 원)도 선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 ‘제주도산 참치’, 웨스틴조선 ‘강원 양양 
연어알 돌솥밥’. 각 사 제공
왼쪽부터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 ‘제주도산 참치’, 웨스틴조선 ‘강원 양양 연어알 돌솥밥’. 각 사 제공
서울 롯데호텔은 요리사들이 정기적으로 전국 각지를 돌며 좋은 식자재와 숨은 고수의 레시피를 찾아다닌다. 한식당 무궁화는 직접 대관령 목장을 찾아가 소들이 어떻게 관리되는지 확인한 후에 ‘대관령 한우 안심구이’를 선보였다. 송아지 때부터 어떻게 사육되고 도축돼 판매되는지 전 과정을 살펴본 후에 식자재 사용을 결정했다. 대관령 한우 안심구이에 곁들이는 소금 역시 전남 신안 청정 지역에서 생산된 소금을 사용한다. 3년간 간수를 뺀 천일염에 인삼, 마, 양파, 깨 등 9개 식자재를 첨가한 ‘9미(味)’ 소금으로 한우의 풍미를 높인다.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는 제주도산 참치를 매주 금요일마다 선보이고 있다. 수입 냉동참치가 아니라 제주도 해역에서 길러낸 참치를 전날 잡아 최상의 상태로 제공한다. 국내산 참치는 수입 참치보다 크기는 작지만 낮은 수온에서 자라 육질이 쫄깃하고 지방 부위가 발달해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연어알을 강원 양양에서 공수해 선보이고 있다. 유리처럼 선명하고 깊은 오렌지색의 연어알에 간을 해 돌솥밥(9만 원), 샐러드, 초밥 등으로 제공한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특급 호텔#국내 농수산물#신토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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