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Z 갈등 황금어장 ‘대화퇴’서 바다 뛰어든 北선원 60명 구조
日 “퇴거 경고중 접촉사고 발생”… 물대포 쏘며 몰아내려다 충돌
7일 오전 동해상에서 북한 어선과 일본 정부 어업단속선이 충돌했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 단속선이 퇴거하라고 경고하며 물대포를 쏘자 북 선박이 급히 접근해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어선의 승선원 약 60명이 바다에 뛰어들었고 북한 어선은 완전히 침몰했다. 바다에 뛰어든 승선원들은 전원 일본 측에 구조됐고, 사고 이후 현장에 온 다른 북한 선박에 인도됐다. 일본 측 인명 피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에서 북서쪽으로 350km 떨어진 바다에서 일본 수산청 산하 어업단속선 ‘오쿠니’와 북한의 대형 어선이 충돌했다. 오전 8시 30분경 일본 단속선이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어업활동을 하는 북한 어선을 발견한 뒤 퇴거 경고를 하고, 9시 4분경 물대포를 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3분 뒤인 9시 7분경 충돌했고 9시 30분경 북한 어선은 침몰했다.
일본 수산청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상 불법 조업을 하는 어선에 전광게시판으로 (불법 조업 사실을) 알리고 물대포로 대응한다. 이번에도 북한 어선에 일본의 EEZ에서 퇴거하라고 경고하던 중 접촉 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단속선 머리 부분에 북한 어선이 고의로 충돌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충돌 사고가 난 해역은 ‘황금 어장’으로 유명한 대화퇴(大和堆) 어장이다. 이곳은 특히 한일 공동 규제수역과 일본의 EEZ에 걸쳐 있는 데다 북한 및 러시아 해역과도 가까워 북한 어선들도 자주 조업한다. 종종 충돌이 벌어지는 이유다.
올해 8월 23일에는 무장한 북한 공선(公船·정부 선박)이 일본 수산청 단속선 30m까지 접근했다. 당시 북측은 무선 교신을 통해 일본 측에 영유권을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17일 당시 상황에 대해 “일본이 북한의 EEZ에 침입해 몰아냈다. 정당한 주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세이가쿠인(聖學院)대 미야모토 사토루(宮本悟) 정치경제학부 교수는 NHK 인터뷰에서 “북한 연안의 어류 고갈로 북한 어민들이 원양 조업에 나서고 있다”며 “연간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12월이 다가올수록 일본 해역에 더 많이 나타나고 (일본 감시선과) 충돌도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오후 임시국회에 출석해 “일본의 EEZ에서 외국 선박의 불법 조업을 막는 일에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올해 5월 하순부터 이달 7일까지 대화퇴 어장에서 총 1016척의 타국 어선에 대해 퇴거 경고를 했다. 퇴거에 응하지 않은 189척에 대해서는 물대포를 발사했다. 지난해 전체로는 총 5300여 척에 퇴거 경고를 했다. 3년 전보다 약 1.4배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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