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美대사 본보 단독 인터뷰
“北, 美와 정상회담前 실무협상서 세부사항의 대부분 풀어낼 필요
韓, 전체 방위비 5분의 1만 분담, 美엔 불충분… 더 많은 비용 내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사진)가 최근 결렬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의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대해 “북한은 (비핵화와 관련) 아무것도 안 하면서 미국이 먼저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협상 결렬 직후 미국 국무부가 언론에 배포한 성명 외에 고위 당국자가 공개적인 평가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리스 대사는 9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은 정확하게 자기들이 불평해 온 그 일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비핵화 이행조치만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해 온 북한이 미국의 선제적인 체제 보장 및 제재 완화 조치 등을 요구했다는 의미다.
특히 해리스 대사는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차 정상회담의 타임라인을 설정하지는 않았다”며 “우리에게는 협상팀이 따로 있고, 이들이 까다롭고 어려운 세부사항의 대부분을 풀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금 ‘5배 증액’ 요구와 관련해 해리스 대사는 “한국에 파견돼 한국 수호를 위해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군을 위해 5분의 1만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입장에서는 한국이 지금까지 전체 비용의 5분의 1만 감당해 왔다고 볼 수 있지 않느냐”며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한국이 더 많이 (비용 부담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시작되면 그 중간 어디쯤에서 절충안으로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은 내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공식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올해 분담금의 약 5배인 ‘48억 달러(약 5조8056억 원) 명세서’를 다양한 경로로 강조해 왔다. 그러면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내년으로 넘어가겠지 하고 기대하는 것은 나쁜 전략(bad strategy)”이라며 “12월 31일까지 새로운 협상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은 내년으로 이월되지 않는다”고 마감 시한을 강조했다.
다음 달로 종료 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철회 결정은 실수”라며 “이로 인해 지역 안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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