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승인 못받은 흑해연안 小國… 노동자 400여명 年5억달러 송금
WP “러시아가 다리 놔줘”
북한이 유엔 제재를 피하기 위해 국제기구 미승인 국가인 조지아 내 ‘압하지야’에 노동자를 보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 보도했다. 유엔 비회원국은 대북제재 결의를 지킬 필요가 없다는 허점을 이용했다.
현재 압하지야에서 북한 노동자 4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주로 아파트나 철로 건설 현장에서 일한다. 미국은 이들이 매년 북한에 5억 달러(약 5900억 원)를 송금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압하지야는 러시아 서남부 흑해 연안에 있는 자치공화국이다. 국제법상 조지아 영토의 일부지만 2008년 분리 독립을 선언했다. 다만 아직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 국가로 승인을 받지 못했다. 러시아, 시리아, 베네수엘라 등 미국과 사이가 나쁜 일부 국가만 독립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아름다운 항구와 저렴한 물가로 러시아인의 여름휴가 장소로 유명하다.
WP는 특히 “러시아가 전략적으로 북한 노동자들이 압하지야에 이주해 고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에서는 한때 북한 노동자 4만 명이 일했지만 현재 1만 명 정도만 남았다. 2017년 유엔이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러시아는 남은 북한 노동자들도 12월 22일까지 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 북한이 제재를 비켜갈 수 있도록 러시아가 압하지야를 통해 평양에 동아줄을 내려준 셈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사할린 건설업자 유리 디야코프 씨는 WP에 “지난 2년간 북한 노동자 90명가량을 압하지야로 보냈다”고 말했다.
알렉스 멜리키슈빌리 IHS마킷 수석연구원은 “러시아가 북한과 압하지야의 경제적 유대 관계를 증진시키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 나라(북한)는 ‘불량 국가’이고 다른 한 나라(압하지야)는 전적으로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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