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가 4개월을 넘어선 가운데 경찰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원격조종 사제폭탄이 폭발했다. 올해 홍콩 시위 국면에서 폭탄이 터진 것은 처음이다.
홍콩 경찰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13일 오후 8시경 홍콩 몽콕 지역 도로변 화분에서 사제폭탄이 폭발했다”며 “폭발물이 발견된 지점은 경찰 차량에서 불과 2m 떨어진 곳”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폭발물은 고성능 폭약과 휴대전화, 전기회로판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치우기 위해 경찰이 차량에서 내려 10∼15m 걸어갔을 때 폭발물이 터졌다. 부상자는 없었지만 폭발 지점 화분에 구멍이 났고 커다란 폭발음이 발생했다.
홍콩 경찰은 “폭발 강도는 크지 않았지만 폭발 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휴대전화를 사용한 점으로 볼 때 경찰을 겨냥한 것으로 본다”며 “이런 전술(폭발 방식)과 자체 제작 폭약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테러리즘 행위와 비슷하다”고도 밝혔다.
13일 밤 군통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커터칼로 한 경찰의 목을 베 경찰이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피해 경찰이 목을 3cm가량 베여 정맥과 신경이 손상됐다”고 밝혔다.
한편 홍콩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천옌린 양(15)이 지난달 19일 실종된 지 사흘 만에 한 바닷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천 양이 사망 당일 소지품을 모두 학교에 두고 맨발로 해변 쪽으로 걸어갔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천 양이 체포 후 성폭행당하고 살해됐다’는 소문에 대해 “천 양은 경찰에 체포된 기록이 없으며 시신에서 타박상이나 성폭행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천 양의 학교 측이 공개한 CCTV에는 그가 해변 쪽으로 걸어가는 영상이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증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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