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위기에 직면한 중국의 리커창(李克强·사진) 총리가 중국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깜짝 방문해 삼성과 첨단 과학기술 협력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14일 오후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공장 홍보관을 둘러보고 “삼성을 포함해 중국에 진출한 각국 첨단 과학기술 기업이 중국 투자를 계속 확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첨단 과학기술 협력은 반드시 고부가가치를 가져올 것”이라며 “삼성과 중국의 오랜 협력이 이를 충분히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삼성이 1기 프로젝트로 총 108억7000만 달러(약 12조8766억 원)를 투자했고 2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총투자액이 150억 달러(약 17조7675억 원)가 될 것”이라고 구체적 수치를 언급했다.
국무원은 리 총리의 방문 하루 전인 13일에야 삼성 측에 이런 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일정이 있었던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은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급하게 베이징에서 시안으로 이동해 리 총리를 안내했다. 중국이 고위 지도자 방문 및 시찰 때 길게는 수개월 전에 알려주고 준비하는 관례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다. 시안 소재 외국 기업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이어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최고지도부) 서열 2위인 리 총리가 직접 삼성과 협력 강화를 공식화한 만큼 한중 경제협력에 좋은 신호라는 기대가 나온다. 미국이 중국의 하이테크 산업 발전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에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도 있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인해 경제성장률 6% 유지도 어려워진 중국이 삼성 방문을 통해 대외 개방 및 외자 유치 신호를 보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리 총리는 “중국은 지식재산권을 엄격하게 보호할 것이다. 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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