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음악시장 다시 각광
음악 전문 ‘블립 매거진’ 내달 창간… 디자인 미학-물리적 소장 욕구 자극
세탁소가 일일 테크노 클럽 변신… 아이돌 관련 상품 사고파는 시장도
온라인 중심 소비 현실공간 컴백
《핫뮤직, 서브, GMV(지구촌영상음악), 락킷, 뮤직피플…. ‘90년대 키드’에겐 여기가 ‘음악 맛집’이었다. 그들이 주로 음악을 추천받거나 음악가에 관한 정보를 얻은 곳. 그곳은 온라인 사이트도, 요즘 뜬다는 동네도 아닌 종이 잡지였다. 1990년대 전성기를 누린 뒤 2000년대 들어 급속도로 사양길을 걸어 결국 줄줄이 폐간한 음악 매거진들…. 그런데 최근 대중음악을 다루는 종이 잡지가 부활하고 있다. 벼룩시장과 동네 장터 같은 음악 관련 오프라인 행사도 늘고 있다.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의 열람, 공유에 의존하던 음악 소비가 다시 실제 공간, 손에 잡히는 무엇으로 향하고 있다.》
○ 종이 음악 잡지의 부활
음악 콘텐츠 스타트업 ‘스페이스오디티’는 다음 달 12일 ‘블립 매거진’을 창간한다. 136쪽 분량에 두 팀 정도의 아티스트를 집중 조명할 계획이다. 창간호는 아이돌 그룹 ‘아이즈원’과 인디 밴드 ‘아도이’가 장식한다.
한 유명 음반사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 공개를 목표로 종이 음악 잡지 창간을 준비하고 있다. 이 잡지의 기획을 맡은 박준우 대중음악평론가는 “종전의 국내 대중음악 잡지들이 음악을 소개한다는 좋은 의도에만 천착해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음악 잡지도 패션 매거진 못지않게 좋은 퀄리티로 국내에서 길게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인터넷에서는 구현되지 않는 디자인 미학을 종이에선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말했다.
‘블립 매거진’의 경우 대중 유통 대신 크라우드 펀딩으로 구독자를 모집한다. 7일 펀딩을 개설했는데 일주일 만에 200여 명이 신청해 목표 금액의 200%를 모금했다. 음악 자체에만 집중하기보다 음악가의 세계관과 삶의 태도, 메시지를 다루는 것이 목표다. 김홍기 스페이스오디티 대표는 “가수 선미의 경우 ‘날라리’ ‘주인공’ 같은 노래에 그룹 원더걸스 시절부터 이어오는 자아 발견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등 기업인이나 철학자 대신 음악가에게서 삶의 태도를 배우며 그들의 격언을 수집한다는 데서 잡지를 착안했다”고 말했다. 이 매거진에는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를 비롯해 아이돌 전문가, 마케터가 기획자로 참여했다. 미술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해당 음악가를 다룬 포스트잇, 스티커 등의 물품을 제작해 일종의 별책부록처럼 함께 판매한다.
○ 테크노 세탁소, 케이팝 벼룩시장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의 동네 세탁소 ‘은혜컴퓨터크리닝’은 일일 테크노 클럽이 됐다. 평소라면 전면 유리창 너머로 세탁소 주인이 다림질을 하던 곳이 DJ의 부스로 변했다. ‘테크노 세탁소’란 부제로 열린 이 독특한 공연은 하루 종일 근처에서 열린 ‘우와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길 건너 임대 대기 중인 빈 건물은 노래방으로 변했다. 이른바 ‘임대 중에 노래방’. 우와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주최한 것은 음반사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이 회사의 최혜미 팀장은 “본사 사무실이 위치한 동네의 상권, 커뮤니티와 공생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한편 음악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구상하고 실현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의 ‘홀 A’에서는 ‘2019 케이팝 굿즈 플리마켓’이 열린다. 케이팝 팬들이 소장한 아이돌 관련 상품을 교환하거나 사고파는 자리다. 기획은 케이팝 연계 한국 여행을 많이 다루는 여행사 ‘블랭크 케이’가 했다. 이 회사의 최윤희 매니저는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케이팝 팬들의 실체를 보여주고 싶었다. 1400명 정도의 셀러를 모집해 당일 2만 명 정도가 방문하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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