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인천시청역엔 ‘건강센터’가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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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수간호사 등 80여명, 혈압-혈당 측정하고 건강상담 봉사
매주 평균 150명 넘는 시민 다녀가

가천대 길병원 간호사들이 12일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시청역에 설치된 건강상담센터를 찾은 한 남성의 혈당을 검사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제공
가천대 길병원 간호사들이 12일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시청역에 설치된 건강상담센터를 찾은 한 남성의 혈당을 검사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제공
12일 오전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시청역. 플랫폼으로 내려가는 지하통로 한쪽에 설치된 건강상담센터에 빨간 조끼를 입은 여성 2명이 들어섰다. 가천대 길병원 간호본부에서 근무하는 이금숙 수술간호팀장(55)과 박영아 수간호사(49)가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한 건강상담 봉사활동에 나선 것.

두 간호사가 병원에서 가져온 혈당검사기 등과 같은 의료기기를 내놓는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 10여 명이 익숙한 듯 줄을 섰다. 차례를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밝은 얼굴로 인사를 건넨 두 간호사는 혈압과 혈당을 측정한 뒤 건강상담에 나섰다. 이날 지하철을 타고 등산을 하러 가던 길에 상담센터를 찾은 김석중 씨(67)는 “간호사들이 ‘혈압이 크게 높아 무리한 등산은 삼가라’는 조언을 해줬다”며 “등산에 앞서 몸 상태를 알 수 있어서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인천지하철 역에서 무료로 펼치는 건강상담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병원 간호본부는 2006년부터 시민들을 찾아가는 의료봉사 활동의 일환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에서 건강상담을 시작했다. 인천지하철을 운영하는 인천교통공사는 이런 취지에 공감해 승객이 많은 인천시청역과 문화예술회관역 두 곳에 건강상담센터가 들어설 공간을 마련해줬다.

건강상담은 지금까지 500차례가 넘게 열렸다. 길병원에서 간호 업무를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경력 20년 이상 수간호사와 팀장급 간호사 80여 명이 순번을 짜서 맡고 있다. 매주 평균 150명이 넘는 시민들이 다녀가는데 50세 이상 연령층이 대부분이다. 남동국가산업단지 등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가끔 센터를 찾는다.

봉사에 나서는 간호사 대부분이 환자를 오랫동안 보살펴 온 베테랑들이기 때문에 매주 상담을 받기 위해 센터를 다녀가는 ‘단골’도 많다. 보통 건강상담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혈당과 혈압 등이 높게 나와 당장 병원 진료가 필요한 시민들에게는 정확한 검사를 받고 치료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날씨가 추워 혈압이 정확하게 측정되지 않는 겨울철을 빼고 건강상담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낮 12시 어김없이 진행하고 있다. 병원에 큰 행사가 열려 봉사활동이 취소되는 경우 일주일 전에 미리 센터에 공고문을 붙여 알린다. 건강 상담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응급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을 때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하기도 한다.

조옥연 간호본부장(56)은 “오랫동안 꾸준히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건강상담을 하다 보니 간호사들을 기다려주는 시민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시민들이 잠깐이라도 건강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도록 앞으로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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