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마산은 한국 민주주의의 성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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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식, 文대통령 참석 역사적 의미 강조
국가기념일 지정후 첫 정부 주관
“피해자들에 깊은 위로… 책임 규명”… ‘유신독재’ 직접 언급하며 첫 사과
부산경남지역 각종 지원도 밝혀

‘우리의 소원’ 제창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6일 경남 창원시 경남대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우리의 소원’을 제창하고 있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학생들이 노래 ‘우리의 소원’에서 
‘통일’을 ‘자유’ ‘민주’로 개사해 불렀던 것처럼 이날도 총 3절을 자유와 민주, 통일로 각각 정해 함께 불렀다. 창원=뉴스1
‘우리의 소원’ 제창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6일 경남 창원시 경남대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우리의 소원’을 제창하고 있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학생들이 노래 ‘우리의 소원’에서 ‘통일’을 ‘자유’ ‘민주’로 개사해 불렀던 것처럼 이날도 총 3절을 자유와 민주, 통일로 각각 정해 함께 불렀다. 창원=뉴스1
“부마민주항쟁은 우리 역사상 가장 길고, 엄혹하고, 끝이 보이지 않던 유신독재를 무너뜨려 민주주의의 새벽을 연 위대한 항쟁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경남 창원시 경남대 대운동장에서 열린 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부마(부산과 마산)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념식은 지난달 17일 부마민주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후 처음으로 정부 주관 행사로 치러졌다. 청와대는 부마민주항쟁이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과 함께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을 대표하는 4대 민주항쟁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며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3·15 의거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곳도, 1987년 6월 항쟁의 열기가 주춤해졌을 때 항쟁의 불꽃을 되살려 끝내 승리로 이끈 곳도 바로 이곳 부마”라며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국민들은 행동으로 민주주의를 살려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 10월, 고 유치준 님이 40년이 지나서야 부마민주항쟁 관련 사망자로 공식 인정됐다. 그동안 국가가 피해자들의 고통을 돌보지 못했던 시간이 너무 길었다”고 했다. 유치준 씨는 1979년 10월 경남 마산시 산호동 소재 노상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앞서 국무총리실 산하 부마진상규명위원회는 고인의 사인이 물리적 타격에 의한 외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사망 장소 인근에서 시위가 격렬하게 발생한 점을 들어 부마항쟁 관련 사망자로 의결했다. 문 대통령은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유신독재의 가혹한 폭력으로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 모두에게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유신독재’를 직접 언급하며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숫자로만 남아있는 항쟁의 주역들과 피해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찾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할 것이고 국가폭력 가해자들의 책임 소재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 전 ‘그날의 부마’라는 주제공연 도중 무대 위 학생들이 ‘유신철폐 독재타도’를 외치자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김정숙 여사는 눈을 감은 채 긴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부산·경남지역에 대한 각종 지원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40일 앞으로 다가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범정부 차원의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전담 조직을 조속히 구성해 세계를 향한 창원과 부산, 경남의 도약을 돕겠다”고 했다. 창원의 사회적경제 혁신타운, 부산의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경남의 무인선박규제 자유특구 등을 일일이 거론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부산경남지역 방문은 올해만 12번째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조국 사태’ 등으로 지지율 하락 징후가 뚜렷한 이 지역 챙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말도 나온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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