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매각과 관련해 공개 발언을 자제했던 대우조선해양의 최고경영자(CEO)가 현대중공업그룹의 인수를 두고 “회사 가치를 높일 계기”라고 언급하며 내부 설득에 나섰다. 조선업 경기 개선 속도가 더딘 탓에 수주 실적이 기대치를 밑도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과의 기업 결합을 최선의 해결책으로 판단하고 노동조합 등의 협조를 구한 것이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사진)은 17일 사내소식지 ‘해오름터’를 통해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중간지주회사)과의 기업 결합이 끝나면 회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1조50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KDB산업은행의 손을 떠나 자율경영 기반을 확보해 회사 가치를 지속해서 성장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4월부터 대우조선해양을 이끄는 이 사장이 현대중공업의 회사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인 견해를 외부에 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사업법인인 현대중공업에서 분할된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경영권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각각 사업 중복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우려하며 기업 결합에 반대하고 있다. 양사의 결합은 한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각국 공정거래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합병은 어려워진다.
이 사장은 “한국조선해양과 결합하더라도 직원 고용, 협력사 관계 등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이제는 현실적인 이해와 접근을 통해 직원들이 동참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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