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지면서 ‘조국 사태’를 벗어나 국정 정상화를 위한 시동을 건 청와대에 경고등이 켜졌다. 임기 반환점(11월 9일)을 앞두고 콘크리트 지지율로 여겨지던 40% 선이 깨진 것이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18일 내놓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39%로 전주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직후인 15∼17일 이뤄졌다. 14일 조 전 장관이 전격 사퇴한 이후 보수층은 물론이고 핵심 지지층 일부가 등을 돌리면서 오히려 지지율이 더욱 큰 폭으로 하락한 것. 문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30대 지지율이 60%에서 46%로 한 주 만에 14%포인트 급락한 것뿐만 아니라 20대(―8%포인트), 40대(―4%포인트) 등 2040세대의 지지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지역별로도 호남 지지율이 67%로 전주보다 9%포인트 하락하면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문 대통령에 대한 중도층 지지율도 36%로 전주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청와대는 ‘40% 지지율’을 1차 방어선으로 여겨 왔다. 취임 초 70, 80%대 고공행진을 벌이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소득주도성장 논란 등으로 지난해 11월 50%대가 깨진 뒤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11개월간 40% 선을 지켜왔기 때문. 조 전 장관 사태로 일부 여론조사에서 30%대 지지율이 나왔을 때도 청와대는 “일반적인 (정기적) 여론조사와 조사 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여 왔다.
다만 청와대는 “국정 기조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지율은 조사마다 흐름이 천차만별이며 어떤 방식으로 조사하느냐에 따라 해석도 달라진다”며 “결과로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쇄신 계획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지지율 40% 붕괴가 일시적인 현상이 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지지층 일부가 조 전 장관 사퇴에 따른 실망감을 표출하면서 지지율이 하락했지만 경제 집중 행보와 검찰 개혁 드라이브를 통해 곧 지지율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14∼16일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5.5%로 전주보다 4.1%포인트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경제 집중 행보에도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뚜렷한 반전의 기회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는 국정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로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이 25%로 전주보다 9%포인트 올라 인사 문제(17%)를 제쳤다.
여당 일각에서도 지지율 하락세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누군가는 지지율 하락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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