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농업인단체가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에 대한 간담회를 열었지만 회의 공개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려 파행으로 치달았다.
기획재정부는 2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용범 기재부 1차관 주재로 개도국 지위 문제와 관련한 민관 합동 간담회를 열었다. 미국이 요구한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시한이 다가오면서 농업계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한국농축산연합회와 한국농업인단체연합회 등 농업인단체 대표들은 머리에 ‘WTO 개도국 유지하라’라고 적힌 붉은 머리띠를 매고 회의에 참석했다.
간담회 직전 회의 공개 여부를 놓고 정부와 농업인단체가 대립하면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한 농업인 단체 관계자는 회의실 책상을 내리치면서 “정부는 개도국 지위를 포기해도 농업에 피해가 없으니 비공개 회의를 하자고 한다”면서 “피해가 있으면 가져오라는데 농민 알기를 우습게 안다”고 격분했다. 이에 김 차관은 “공개로 진행되면 자유롭게 토론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비공개면 돌아가시겠다고 해도 딱히 잡을 입장이 아니다”며 비공개 방침을 고수했다.
양측은 40여 분간 언쟁하다 비공개 회의를 시작했지만 참석한 농업인단체 대표 10명 중 7명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회의는 다시 중단됐다.
이날 농업인단체는 정부 측에 6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한 입장을 정리해 다시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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