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안전실험 현장 가보니… 특수 약품-열 확산 차단재 갖춰
배터리 불 나도 옆으로 확산 안돼… 기존 1000곳 ESS도 모두 장착키로
“펑.”
23일 특수 소화(消火)시스템이 장착된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강제발화 실험이 진행된 울산 울주군 삼성SDI 울산사업장의 안전성평가동. ESS 모듈(배러티 10여 개를 묶은 저장장치)에 장착된 배터리 1개를 못으로 찌르자 소음과 연기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배터리 안의 양극과 음극을 인위적으로 충돌하게 만들어 화재를 유발한 것이다. 불이 난 배터리는 약 1분 만에 섭씨 300도까지 달아올랐다. 하지만 모듈 안의 다른 배터리로는 불이 확산되지는 않았다. 첨단 약품과 신개념 열확산 차단재 등 소화시스템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발화점과 가까이 있는 다른 배터리의 온도는 50도 이하로 관리됐다.
반면 특수 소화시스템이 장착되지 않은 ESS 모듈은 화재에 취약해 보였다. 배터리에 불을 붙인 후 약 3분 만에 불꽃이 튀며 다른 배터리로 불이 퍼졌다. 발화점의 온도가 300도에 이르자 바로 옆 배터리의 온도는 130도까지 치솟으며 2차 발화했다.
삼성SDI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ESS 신제품에 모두 적용하기로 했다. 또 자체 예산 약 2000억 원을 투입해 이미 국내에 유통된 1000곳의 ESS를 자체 수거해 안전 시스템을 장착할 예정이다. 수거 및 보완 과정에서 드는 고객사들의 비용까지 부담하기로 했다. 화재 원인이 배터리 결함은 아닌 것으로 결론 났지만 사회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ESS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해 고강도 대책을 제시한 것이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이날 실험을 마치고 “ESS 배터리 안전성이 과거에 99.9%였다면 이제는 100%를 지향한다”며 “국내 1000곳의 사이트에 안전장치를 구축하는 데 7∼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SS 화재는 2017년 8월부터 총 27건 발생했고, 그중 10건이 삼성SDI 제품이 쓰인 ESS였다. 전 사장은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인 최근 1건을 제외하고 9건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 6건은 설치 과정, 3건은 설비 문제로 배터리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