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을로 함태호 오뚜기 전 명예회장이 작고한 지 3년이 됐다. 그를 기억하는 주변인들의 글이 모여 ‘나무, 숲이 되다’라는 평전이 발간됐다. 보통 평전은 한 저자에 의해 전 생애가 기록되는데, 특별하게도 가족, 친구, 회사를 함께 세운 사람들, 거래처 직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을 만들었다. 감동을 주고 도전이 되는 기록들이다. 5000명에 다다르는 심장병 아이를 치료해준 일, 최고의 식품을 만들기 위해 몸부림쳤던 일, 그런데도 사랑하는 가족의 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했던 생애의 사연들을 만날 수 있다.
3년 전 부고와 함께, 생애 일부가 외부에 알려져 많은 사람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그는 생전에 자신의 업적이 알려지기를 거부했다. 한번은 방송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바른 기업의 사례로 취재를 요청했으나, 회사를 홍보할 좋은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지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거절했다. 책 속의 함 전 명예회장의 삶은 마치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을 보는 듯하다. 인류의 거장인 톨스토이는 우리가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를 그의 천재적인 지성으로 묻고 있다. 평전 속의 함 전 명예회장은 가족과 여러 사람의 마음에 남긴 그의 삶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보여준다.
요즘 멋진 말들이 많이 있다. 감동을 주고 아름다움도 주지만 그것이 어떻게 삶 속에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머리 쓰고 땀 흘리자.’ 이 한마디의 말을 신조로 삼고 평생을 살았던 그의 인생은 우리에게 한 문장이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그의 신조는 진실한 삶을 이끌었던 명문장이라고 생각된다. 머리 쓰고 땀 흘린다는 말은 오늘날 우리나라가 있게 된 근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훌륭한 유산은 미래의 후손들에게 전해주어야 할 진정한 유산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