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 시간) 약탈적 개발로 위기에 처한 아마존 원주민들을 거론하며 “하느님과 가장 가까이 있는 천국의 문지기는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각종 난개발과 이에 따른 대형 화재로 고통받고 있는 아마존 원주민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며 “가톨릭교회마저 이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티칸뉴스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에서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 폐막 강론에서 “흉터가 생긴 아마존의 얼굴을 보면 우리가 다른 이들을 약탈하고 형제자매와 지구에 상처를 입히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존 원주민들의 전통을 경멸하고 그들의 땅을 빼앗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중이라고 말하면 이미 너무 늦다”며 이를 시정하기 위한 즉각적인 대책을 강조했다.
교황은 교회 안에도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를 경시하고 조롱하고 억압하는 분위기가 있으며 ‘나만의 종교’를 신봉하는 가톨릭교도들은 ‘위선적’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을 앞세우지 않으며 오직 주님만을 자신의 재산으로 가지고 있다. 이들은 우리에게 영원한 삶의 문을 열어주는 ‘천국의 문지기’이자 ‘그리스도 예언의 살아있는 징표’”라고 치하했다. 이어 “아마존 교구 주교들은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불안정한 삶을 살펴보는 은총을 가졌다. 가난한 사람들의 외침을 들을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호소했다.
이달 6∼27일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는 세계 각국 주교 18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약 3주간 환경 파괴, 원주민 인권, 사제 부족 등을 논의했다. 폐막 하루 전인 26일엔 남미 9개국 주교회의가 성직자 부족을 이유로 “기혼 남성을 사제로, 여성을 부사제로 서품하는 것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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