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핑크퐁 상어 가족’의 주인공인 ‘아기 상어’가 수영하는 장면과 함께 나오는 노래 후렴구입니다. 단순하지만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세계 어린이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아기 상어의 인기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화제입니다.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워싱턴 내셔널스의 응원가로 채택돼 멋진 순간마다 ‘베이비 샤크 뚜루루뚜루’가 경기장에 울려 퍼집니다. 19일 레바논의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도 아기 상어 노래가 불렸을 정도로 그 인기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유아 콘텐츠 스타트업인 스마트시티는 2015년 미국 구전동요 ‘아기 상어(Baby Shark)’를 유아들 눈높이에 맞게 재구성해 ‘상어 가족’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상어 가족의 깜찍한 몸짓과 함께 흘러나오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 장면 사이사이에 곁들인 어린이들의 율동이 세계로 퍼지고 있습니다. 핑크퐁(핑크빛 여우)과 함께 등장하는 이 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 37억 뷰를 넘어섰습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34억 뷰, 7위)을 제치고 세계 유튜브 재생 수 5위를 기록한 겁니다.
2014년 76억 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 매출은 지난해 400억 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600억 원 이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과 유튜브 등 디지털 부문과 공연, 완구, 캐릭터 판권 등 오프라인 부문이 시너지를 이루는 가운데 매출의 55%는 해외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미국 유명 어린이채널 ‘니켈로디언’에서는 아기 상어를 주제로 만화영화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주제곡은 스페인어 아랍어 몽골어를 비롯해 16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고 켈로그 시리얼, 네슬레 아이스크림 등 글로벌 기업과 제휴한 제품 약 2500종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기 상어의 인기가 방탄소년단(BTS)에 버금간다는 기사도 있습니다. 미키마우스, 스누피, 곰돌이 푸 같은 수많은 캐릭터를 낳은 미국에서 한국 캐릭터가 새 우상으로 떠오르고 있으니 격세지감입니다.
펭귄 캐릭터 ‘펭수’(사진)의 인기도 선풍적입니다. 아기 상어가 5세 미만 유아에게 인기라면 펭수는 과거 ‘뽀로로’를 보며 유년기를 보낸 청소년부터 20, 30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아이돌 부럽지 않은 펭수는 남극에서 온 열 살 펭귄으로 ‘EBS 연습생 출신’이라는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남극 펭귄 중 가장 특별하다는 펭수는 크리에이터를 꿈꾸며 한국까지 헤엄쳐 왔다고 합니다. 오는 동안 스위스를 들러 요들송을 배우고 랩과 비트박스, 댄스까지 통달한 재간둥이입니다. 뽀로로와 방탄소년단을 보고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하니 그 문화적 상상력이 재미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자이언츠 펭TV’의 크리에이터 펭수는 데뷔한 지 7개월 만에 30만 명에 육박하는 구독자를 끌어들였습니다. 펭수는 권위와 관행을 부수는 거침없는 화법을 구사합니다. 이른바 ‘꼰대 문화’에 찌든 젊은이들에게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줍니다.
한국의 대표적 캐릭터로 꼽히는 ‘아기 공룡 둘리’가 탄생한 지 36년이 지났습니다. 영국의 텔레토비, 네덜란드의 미피, 일본의 헬로키티와 피카추 등 수많은 해외 명품 캐릭터들과 견줄 한국산 캐릭터들이 더욱 발전해 문화·콘텐츠 산업에 꽃을 피우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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