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은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때론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파산에 이르기도 한다. 경제 위기는 기업 경영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과 정치적 환경의 변화도 초래하게 된다. 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요탐 마르갈리트 교수는 거시적, 미시적 연구 경향을 모두 고려해 개인의 경제적 위치 변화에 따른 정치적 선호 변화 간의 메커니즘을 연구해 논문을 발표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경제 위기가 오면 사람들이 선호하는 정책이 바뀐다. 실직 같은 부정적 경제적 충격의 경험은 확장적 사회정책과 재분배에 대한 선호를 증가시킨다. 또한 경제적 충격은 정치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경감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나 직접적인 실업수당이나 빈민 구제 등의 혜택을 주는 지방정부에 대한 신뢰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한편 경제 충격의 부정적 효과로 재분배를 위한 확장적 사회정책에 대한 지지가 커지고, 좌파 정치 세력들의 호소력이 커지며 정당 선호가 변화한다. 물론 경제 위기 상황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된 사람들은 반대로 우파 정당을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경제 위기 상황에선 실질적인 실패 경험이 선호 변경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연구진은 실직의 경험이 재분배 선호 인식과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발견했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시장 외 정치사회 환경에 대해 판단하고 예측하는 것이 경영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경제 위기가 온다고 모든 시장이 축소되지는 않는다. 경제 위기의 충격 속에서 정치적 선호가 변하기 때문이다. 정책 선호가 달라지는 것은 새로운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재분배 정책 선호에 따른 정책 변화는 재분배와 복지정책에 관련된 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필요한 경제 위기 상황이라면 기업들이 실직 대책과 관련한 정부 정책을 촉구하고, 정부는 실직자를 돕기 위해 구체적으로 지출을 늘리면서 기업의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선제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중 경계할 것은 새로운 급진 정당이나 포퓰리즘 정당의 등장이다. 이는 곧 급진적 변동과 예측 불가능한 정치사회적 상황이 장기적으로 나타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기존 정당 체계 밖에서 나타나는 급진성으로 인해 경제 위기 상황에서 더욱 어려운 경영 환경을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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