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적금 등장… 수익률 0.1%P差라도 ‘쩐의 이동’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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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시장의 저금리 기조는 앞으로도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우대금리 혜택이나 한시적 특판 상품에 대한 금융 소비자들의 관심도 이전보다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 금리 0%대 적금도 등장…수익률 ‘소수점 경쟁’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인하하자 최근 금융권에서는 마침내 금리가 연 0%대인 적금이 나왔다. Sh수협은행은 28일 예·적금 금리를 상품에 따라 0.2∼0.5%포인트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은행의 ‘스마트one적금’의 1년 만기 기준 기본금리가 0.4%포인트 인하돼 연 0.9%가 됐다.

다른 은행들도 예·적금 금리를 이번 주 내릴 것으로 보인다. BNK부산은행도 이미 24일 주요 예·적금 금리를 0.05∼0.25%포인트 내렸다. 대표 상품인 ‘심플 정기적금’ ‘BNK 어울림적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으로 각각 연 1.65%, 1.50%가 됐다. 신한은행이나 KB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도 이르면 이번 주 예·적금 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다. 시중은행에서 현재 이자율이 1%대 초반인 상당수의 예·적금 상품의 금리가 조만간 0%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하 릴레이에 불안해진 예금자들은 이자수익을 단 0.1%포인트라도 높여보려는 ‘소수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2금융권에는 이미 1인당 예금자보호한도(금융회사별 1인당 5000만 원)를 넘는 뭉칫돈이 모여들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저축은행권에서 예금자보호한도를 초과한 금액은 6월 말 기준 7조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조 원가량 늘었다. 상호금융권에서도 이 한도를 초과한 예·적금 총액은 올 6월 말 기준 153조 원으로 6개월 만에 9조 원이 넘게 증가했다.

우대금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회사의 배구단 경기를 관람하면 우대금리를 주는 특별판매 예금을 내놓자 경기장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수협은행 관계자도 “기본금리는 낮지만 우대금리로 최대 1%포인트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어 카드 결제 실적 내기, 친구 추천 받기 등을 통해 우대금리를 받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 인컴펀드, 리츠, 채권형 펀드로…



예·적금으로 재미를 보기 힘들다고 보는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좀더 높으면서도 안정적인 금융투자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인컴 자산(정기적으로 현금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인컴형 펀드에 돈이 모이고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8일 기준 최근 6개월 동안 국내에 설정된 106개 인컴형 펀드에 1조2881억 원이 들어왔다.

리츠(REITs)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국토교통부 리츠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리츠 시장 자산 규모는 2013년 10조 원을 넘어선 뒤 연평균 약 50%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지난달 말 46조8000억 원까지 불었다.

김범준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저금리로 인한 수익률 하락을 방어할 수 있고, 부동산 차익에 따른 자본 이익도 기대할 수 있어 안정적인 대체 투자의 효과를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에만 각각 10조 원, 4조6000억 원을 빨아들인 국내외 채권형 펀드로의 자금 이동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기준금리가 더 내려가면 채권 가격 상승으로 수익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큰 만큼 더 많은 돈이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은아 achim@donga.com·이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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