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오늘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준비해온 1차 외부영입 명단을 발표한다. 거론되는 10명 안팎의 영입 인사들은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이 대부분인데 특별히 당의 외연 확장과 구태와의 단절, 확고한 세대교체 의지를 보여줄 만한 특징은 눈에 띄지 않는다. 추가 영입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런 성격의 영입만으로 당의 변화와 쇄신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당은 2016년 20대 총선을 시작으로 이듬해 대통령선거, 지난해 지방선거까지 연전연패했다. 친박, 비박 간 지루한 갈등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제 실정과 외교안보의 위기를 초래한 현 정부의 역주행을 사실상 방임한 무력감도 컸다.
한국당이 조국 사태를 계기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조국 전 법무장관 퇴진은 언론의 추적 보도와 여권의 오만에 분노한 국민들의 저항이 이뤄낸 결과다. 이런 엄중한 현실에 눈을 감은 채 소속 의원들끼리 자화자찬하면서 표창장을 주고받는 장면에 많은 국민들은 할 말을 잊어버렸다. 총선 불출마를 시사한 의원들이 조국 퇴진의 반사이익으로 반짝 상승한 당 지지율에 취한 듯 “내가 언제 불출마 선언을 했느냐”고 항변하는 것도 눈 뜨고 볼 수 없는 코미디나 다름없었다.
이달 초 한국갤럽 조사를 포함해 작년부터 다섯 차례 실시한 정당 호감도 조사 결과 한국당은 계속 ‘비호감’ 1위 정당이다. 현 정권의 실정과 오기 정치에 등을 돌린 많은 국민들이 한국당에 대해서도 “그동안 뭐했느냐”며 신뢰를 주지 않고 있다.
강도 높은 쇄신 의지로 등 돌린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건전한 중도층을 끌어안는 외연 확장이 없으면 한국당의 미래는 없다. 혐오스러운 막말과 허술한 자기관리로 보수의 품격을 훼손해온 낡은 인물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참신한 인재들을 영입하는 인적 쇄신이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한국당이 가야 할 길은 멀고 험한데 너무도 안이한 태도로 쇄신 시늉만 내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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