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中에 조기경보 시스템 지원… 푸틴은 이미 “동맹국” 부르기도
동북아 한미일 vs 中러 갈등 우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 맞서 사실상 군사동맹 체결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일본 교도통신은 29일 “러시아가 중국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 경계 시스템의 구축을 지원하는 사실이 판명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신은 중-러 관계에 정통한 러시아 국립고등경제학원의 알렉세이 마슬로프 교수를 인용해 “양국이 군사동맹 체결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지도부가 이미 군사동맹 체결 방침의 결정을 마쳤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동안 군사협력을 해왔지만 군사 동맹 관계는 부정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달 3일 소치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중국을 ‘동맹국’이라고 부르면서 조기 경보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현재 러시아와 미국만 보유하고 있는 이 시스템은 중국의 방위력을 비약적으로 높여줄 것”이라고 했다. 통신은 이에 대해 “양국이 전략적 상호 의존을 심화시켜 동맹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는 신호를 국제사회에 보낸 것이라는 견해가 퍼졌다”고 전했다. 앞서 23일 모스크바타임스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쓴 “동맹”이라는 표현에 주목하기도 했다. 그동안 양국은 의도적으로 ‘동맹’이라는 말을 피했다는 설명이다.
교도통신은 현재 양국이 “동맹을 문서에 어떻게 규정할지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며 “한쪽이 공격을 받을 때 다른 한쪽이 지원하는 ‘상호원조’ 조항을 넣을지가 초점”이라고 설명했다.
중-러의 군사 동맹 추진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신형 중거리 미사일 배치 움직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미국이 러시아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폐기한 뒤 아시아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중-러가 군사동맹을 체결한다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한미일과의 대립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해와 올해 러시아군의 대규모 훈련에 참가했다. 양국 공군의 전략폭격기는 7월 동해와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첫 연합 비행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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