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간담회’서 야당-檢성토
“野, 아무것도 못하게 발목 잡아”… 野 “총선 의식한 퍼포먼스일뿐”
“갈등 심해 국민들 많이 지쳤다”
조국 관련 명확한 사과는 안해… 당 안팎 “알맹이 하나도 없어”
“선거가 다섯 달밖에 안 남았는데 당 지도부를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선거를 포기하라는 것이다.”
“(당 대표 취임 후) 1년 3개월 동안 하루도 지각, 결석 한 번 안 하고 회의 안 해본 적도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지도부 책임론’을 일축했다. 그는 “(당원게시판에서)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다 합쳐서 2000명 정도 된다. 우리 권리당원이 70만 명 가까이 되니까 극소수”라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당 안팎의 위기감에 대해 전혀 인식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이날 간담회는 다음 달 5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간담회를 앞당긴 것이다. 당 관계자는 “‘조국 사태’ 이후 당의 진로를 모색하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유감 표명을 하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핵심이었던 ‘조국 사태’에 대한 명확한 사과는 없었다. 이 대표는 “갈등이 굉장히 심했고 국민들이 많이 지쳤다. 그런 점에 대해서 송구하다”고 말했다. ‘송구하다’는 발언이 사과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표현대로”라고만 답했다. 이날 40여 분간 진행된 간담회에서 ‘조국’이라는 이름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 대신 검찰 개혁을 강조하며 “일반 시민들이 보기에 검찰은 ‘사람을 잡아다가 족치는 곳’이란 인상을 받는다. 저도 군 검찰에서 조사를 많이 받아봤지만 수사관들이 와서 툭툭 치고 욕이나 해쌓고… 그건 고문이지 수사가 아니다”라며 “잘못된 풍토들을 고치지 않고서는 국민들의 삶이 안정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감 표명’ 기자간담회를 하면서 화살을 검찰로 돌린 것. 그는 자유한국당 비판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야당과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는 질문에 이 대표는 “매일 만나도 매일 아무것도 안 된다”고 했다. 또 “정치를 30년 넘게 하는데 너무 지나친 것 같다. (야당이) 이렇게 정부가 아무것도 못 하게 발목 잡는 것도 처음 본다”며 “대안을 갖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시종일관 비난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발끈했다.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사과가 아닌 변명과 핑계,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했을 뿐”이라고 했고, 바른미래당 김경화 대변인은 “철이 지나도 한참 지난 이 대표의 사과, 총선을 의식한 퍼포먼스일 뿐”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당 운영 방침에 대해서는 ‘쇄신’보다는 현상 유지를 통한 ‘안정’을 강조했다. 당 안팎의 쇄신 요구에 “서로 인신공격을 하는 게 혁신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세대교체론에 대해서는 “임의로 ‘물갈이’한다, 쫓아낸다고 하는 건 예의 없는 용어”라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거취에 대해서는 “총리님 의사뿐만 아니라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뜻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인사권자가 따로 계시기 때문에 더 말하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간담회에 대해 당 쇄신론에 불을 지폈던 이철희 의원은 “할 말은 많지만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과 뜻을 같이하는 초선 의원은 “할 말이 없다. 당내 의원들의 쇄신 요구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기대했지만 알맹이는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또 다른 초선 의원도 “당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은 없이 야당 비판에만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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