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세 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동시에 당분간 추가 인하에 나서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연준은 10월 29, 30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1.50∼1.75%로 결정했다. 올해 들어서만 7, 9월에 이어 세 번째 인하다.
이번 연준의 결정은 예정된 수순이다. 시장에서는 앞서 발표된 미국 소비와 생산 관련 지표들이 예상보다 부진하고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되면서 연준이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선제 대응을 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다만 연준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6월 이후 포함돼 있던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와 관련해 입수된 정보가 전망과 대체로 일치하는 한 현재 정책 기조는 적절할 것”이라며 향후 금리 동결에 무게를 뒀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상당하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연준이 당장 금리를 내리지 않겠지만 올릴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일단 금리 인상에 선을 그은 점에 주목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0.33% 오른 3,046.77로 마감해 2거래일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앞서 기준금리를 1.25%로 낮춘 한국은행도 당분간 관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31일 “연준의 결정은 세계 경제 성장세 지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시장의 자본 유출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은 입장에서 한미 간 금리 차가 좁혀진 만큼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결정하더라도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는 뜻이다.
한편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0.1%로 유지하기로 했다. 동시에 금리를 추가로 낮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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