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조문 온 홍문종에 밝혀
“병원 보내드리고 책상 놔드리고 제가 하는 것” 처음으로 입장표명
“잘 좀 봐달라” 요청에 미소로 답해… 洪“사면복권 직접 언급은 안해”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입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제가 계속 배려하고 있다. 병원에도 보내드리고 책상 놔드리고 제가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우리공화당 홍문종 공동대표가 밝혔다.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 처우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취임 후 처음으로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해 “오늘의 대한민국 밑바탕에는 새마을운동이 있다. 새마을운동의 현대적 의미를 계승해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해 일각에선 ‘보수층 끌어안기’와 함께 내년 총선을 앞둔 보수 통합 움직임에 ‘박근혜 변수’를 던지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4분경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상 빈소에 조문 온 홍 공동대표를 만났다. 홍 공동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박 전 대통령이 몸이 많이 아프신데 배려를 좀 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이 “그렇지 않아도 제가 계속 배려하고 있다”며 “병원에도 보내드리고 책상 놔드리고 제가 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홍 공동대표가 전했다. 그러자 홍 공동대표는 “그래도 잘 좀 봐 달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염화시중(拈華示衆·말없이 마음으로 뜻을 전한다)의 미소로 답했다고 홍 공동대표는 전했다. 그는 조문 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박 전 대통령의 사면 복권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잘 좀 봐 달라’는 말에 담긴 취지를 문 대통령이 이해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말한 ‘책상’은 2017년 7월 수감 중이던 박 전 대통령의 구치소 방에 책상과 의자를 놓아준 걸 뜻한다. 박 전 대통령 측은 2017년 3월 구속된 직후부터 책상과 의자를 요청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야 조치가 이뤄졌다. ‘병원’은 박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를 나와 서울성모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게 한 조치를 의미한다.
한편 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는 이날 경남 양산시 하늘공원에 안장됐다. 발인미사가 열린 남천성당에는 이른 오전부터 신도 행렬이 이어져 신부들이 현장에서 종교 지식 관련 질문을 하며 신자 여부를 확인했다. 40분에 걸친 미사가 끝난 후 아들 준용 씨가 영정사진을 들고 운구행렬 앞을 지켰고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문 대통령은 안장식에서 “어머님께서 이산과 피란 이후 파란만장했던 삶을 마치시고 영원한 안식을 얻으셨다. 이제 아버지도 다시 만나시고 못 가시던 고향에도 가시고, 외할아버님·외할머님과 6남매 형제자매들도 다시 만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복귀해 1일부터 정상 근무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