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보류 다음날 추후영입 시사… 패트 가산점-표창장 등 이어 잡음
“오른쪽 렌즈만 끼고 가다 사고” 지적… 이주여성 대변 이자스민은 탈당
“약자-소수자 배려 미흡” 목소리… 황교안-나경원 갈등설 돌기도
“조국 사퇴후 黨이 갈피 못잡아”
31일 자유한국당 인재 영입 환영식이 열린 국회 한국당 대회의실. 당 캐릭터인 ‘오른소리가족’ 인형들이 익살스러운 목소리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과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등 8명을 소개해 나갔지만 당직자들은 굳은 표정이었다. 황교안 대표의 1차 영입인사로 이 자리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최고위원들의 반대로 막판에 영입이 보류됐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들이 박 전 대장의 배제 이유를 묻자 “배제라니요? 박 전 대장은 정말 귀한 분”이라며 추후 영입 대상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영입 1순위로 꼽았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아 취소해 놓고 ‘귀한 분’ 운운하며 말을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당 홍보 동영상과 당 지도부의 발언 등이 잇따라 논란거리가 되면서 “‘조국 사태’ 이후 당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 이자스민은 떠나고, 박찬주는 모시고…
한국당은 지난주까지 박 전 대장과 이 전 사장, 윤 교수와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등 장군, 교수, 관료 및 사장 출신 인사 영입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발표 하루 전에야 박 전 대장 영입 소식을 접한 최고위원들이 “‘공관병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박 전 대장이 1차 영입 대상이 돼선 안 된다”고 반발해 영입 명단에서 빠지는 혼란이 빚어졌다.
여기에 19대 총선 당시 한국당이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소수자 대표’를 표방하며 영입한 필리핀 이주여성 출신 이자스민 전 의원이 이날 탈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당내에선 지도부에 대한 비판론이 확산됐다. 이 전 의원은 19대 국회 이후에도 당적을 유지했지만 지난주 서울시당에 탈당계를 냈는데 최근 심상정 대표 등 정의당 관계자들과 만나 입당 논의도 했다고 한다. 이 전 의원의 지인은 “이 전 의원이 이주여성과 노동자를 위한 활동에 과연 한국당이 도움이 될지 고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 관계자는 “고관대작 출신들이 즐비한 한국당에 필요한 것은 약자와 소수자 배려 등 중도 확장의 개념을 담고 젊은 세대를 끌어안을 수 있는 인재 영입”이라며 “안보 분야 인재라며 굳이 박 전 대장을 선택한 것은 황교안 대표가 공안검사 출신의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한 탓”이라고 비판했다. 여의도연구원장인 김세연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가 ‘오른쪽 렌즈’만 끼고 가다가 그런 것”이라고 확장성 문제를 지적했다. ○ “조국 사퇴 후 4연타석 헛발질”
최근 한국당엔 악재가 잇따라 “4연타석 헛발질로 조국이 올려준 지지율을 까먹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지난달 22일 나경원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 피고발 의원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겠다”고 공표한 게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았다. 특히 황 대표가 공천 룰 관련 발언들을 “해당 행위”라고 경고한 것이 알려지면서 나 원내대표와의 갈등설로 확산되기도 했다. 또 나 원내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공격을 주도한 의원들에게 표창장과 상품권을 나눠준 것도 “한국당이 한 일이 뭐가 있다고 잔치냐”는 비판을 받았다. 당 홍보 애니메이션에 속옷 차림의 문재인 대통령을 등장시킨 것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내에선 “조 전 장관 사퇴 이후에 대한 준비를 거의 하지 않다가, 조국 이슈를 대체할 방안을 조급하게 내놓다 보니 사고가 터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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