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토익’ 장영준 뤼이드 대표… 영어시험 빅데이터 분석
수험생이 어떤 답 고를지 예측… 학원가 스타강사에 도전장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를 공동 창업했다. 2014년 한국으로 돌아와 새로운 스타트업을 고민하던 청년 사업가의 눈에 한국 토익 시장이 들어왔다. “동네 학원과 이른바 ‘스타 강사’의 강의는 사실 별 차이가 없어요. 이름값 때문에 몰리는 거죠. 사람마다 부족한 부분이 다른데 모두 같은 강사의 같은 강의를 듣는 ‘기이한’ 모습이에요.”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사무실에서 만난 장영준 뤼이드 대표(34·사진)가 에듀테크(교육+기술)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된 배경이다. 2014년 5월 설립된 뤼이드는 2017년 출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토익 학습 솔루션 ‘산타토익’으로 110만 명(누적)의 이용자를 모으고 4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베트남에서는 미국 대입자격시험(SAT) 수험생을 위한 ‘산타SAT’를 서비스한다.
산타토익의 한 달 수강료는 3만~4만 원. 장 대표는 “다섯 문제만 풀면 예측점수가 나오고 정확도는 90%가 넘는다”며 “이용자가 어떤 문제를 맞히고 틀릴지를 AI가 꿰뚫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용자가 늘고 데이터가 쌓일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구조다.
산타토익이 스타 강사보다 더 용하다고 인정받는 이유는 2016년 이세돌 9단을 이겼던 ‘알파고’와 비슷하다. 알파고는 바둑 이론을 모르지만 엄청난 양의 기보 데이터에 기반을 둔 딥러닝으로 이 9단을 이겼다. 산타토익의 AI 엔진(산타인사이드) 역시 영문법은 모르지만, 빅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가 ‘앞으로 다른 문제에서 어떤 답을 고를지’를 예측한다.
장 대표는 “가령 ‘가정법 과거’를 묻는 문제를 틀린 수험생에게 ‘인간 강사’는 가정법 과거를 자세히 알려줄 것”이라며 “하지만 실제로는 어휘 때문이거나 심지어 지문에 대한 배경 지식 부족 때문일 수도 있는데, AI는 그걸 알아낸다”고 말했다.
산타토익 앱으로 20시간 학습 시 평균 점수 상승폭은 131.5점이다. 그동안 교육시장에서는 이런 객관적인 데이터 자체가 없었다. 장 대표는 “사용자의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짚어주는 것에서 나아가 ‘동기 부여’를 확실히 해주는 더 큰 효과”라고 강조했다. 산타토익의 1인당 평균 문제풀이 수는 문제집 1.5권 분량에 해당하는 894개다.
뤼이드의 전체 직원 74명 중 AI 전문 연구인력이 40명이다. 여느 스타트업과는 달리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IP)에 국내 최초로 기술연구논문을 올리는 등 연구 중심으로 돌아간다. 장 대표는 “앞으로 목표는 300조 원 규모의 글로벌 객관식 시험 시장, 나아가 인간을 교육하고 평가하는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AI 솔루션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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