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성인이 돼 돈을 벌면 제일 먼저 사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자동차입니다. 청년들 사이에 자동차를 소유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자동차가 소유하려는 상품에서 경험하는 서비스로 변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구독경제’에서는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내가 원하는 여러 종류의 차량을 교대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렌트나 리스처럼 한 종류의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과 다르죠. 오늘은 이 구독경제의 세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새로운 경제구조, 구독경제!
최근 넷마블이라는 게임업체가 정수기와 비데, 공기청정기로 유명한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면서 구독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게임회사가 정수기회사를 인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구독경제 비즈니스를 통한 안정적 수입원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게임 분야에서 매출이 줄어들자 국내 구독경제의 대표회사인 웅진코웨이를 인수해 발전시키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20년 전 구독경제의 시대를 예측했습니다. 그는 저서 ‘소유의 종말’(2000년)에서 ‘내가 갖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경제구조가 ‘내가 체험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로 바뀐다고 했습니다. 물건을 소유하는 방식의 경제구조가 공유경제를 거쳐 구독경제의 시대로 들어선 것입니다.
구독경제는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서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물건을 소유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한 번에 큰 돈이 들어가는 반면 구독을 하면 적은 돈으로 자신이 원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고르거나 주문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 다양한 형태의 구독경제
구독경제가 가능하게 된 건 소비자의 인식변화 덕분입니다. 성공의 상징이었던 집과 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생겨난 트렌드죠. 구독경제의 주 고객은 ‘소확행’과 같이 작은 돈을 들여 소소한 체험을 누리고 싶어 하는 20, 30대입니다.
여러분은 구독하면 좋을 것 같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현재 우리 사회에는 상상하는 것 이상의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나에게 맞는 옷이나 신발, 액세서리, 꽃, 미술품, 간식, 음료, 반찬, 수건, 침구류 등을 보내주는 거죠. 책 읽어주는 음성 서비스나 세탁 배송과 같은 독특한 서비스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구독’이란 단어가 신문이나 잡지 등을 이용할 때 사용하는 단어로 국한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튜브 영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로도 익숙합니다. 유튜버들은 자신의 영상을 홍보하면서 더 많은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구독’과 ‘좋아요’를 간절히 요청합니다. 유튜브는 공짜로 유튜버들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무료 서비스 이외에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고객 맞춤형 동영상을 제공해주는 요금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구독경제의 대표적인 모습이죠.
구독경제의 또 다른 성공 모델로 넷플릭스가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DVD 대여사업으로 출발했지만 2010년 월정액 구독 형태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구독경제의 롤모델로 발돋움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CD 형태로 판매하던 MS오피스를 월정액을 내고 이용하도록 해 엄청난 매출을 올렸습니다.
경제잡지 매켄지는 구독경제가 지난 5년간 매년 100% 성장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구독경제 사업에 진출해 안정적인 수입원을 마련하려 하고 있습니다. 구독경제에서 기업이 성장하려면 고객의 취향을 분석해서 질 좋은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하고 계속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또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한 뒤 해당 고객의 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마케팅도 준비해야 합니다.
구독경제는 우리 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구독경제가 지속 가능한 소비문화로 자리 잡으려면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만한 가치 있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합니다. ○ 소유와 구독, 선택은 나의 몫!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한 번 구독하면 변경이나 취소를 귀찮아하고, 익숙해진 후에는 같은 방식으로 반복해서 이용하려는 심리가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 구독경제에서는 첫 달 무료 이벤트를 하거나 구독 후 고객이 해지하기 어렵게 하는 시스템을 만듭니다.
이때 구독경제의 소비자인 우리는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분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충동구매로 이어질 수 있고, 소량의 정기 구독료가 쌓여 지출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제러미 리프킨은 물질 소유의 시대가 끝나고 접속의 시대가 되면서 정보가 중요한 자원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죠. 그는 정보를 누가 어떻게 소유하느냐가 미래의 부와 번영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고 봤습니다. 상품과 서비스를 구독하면서 기업에 자연스럽게 제공되는 개인정보는 빅데이터가 되고 있습니다. 기업은 이를 이용해 개인의 취향과 소비 성향 등을 분석하고 더 발달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우리가 제공한 수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 종속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소유’의 가치는 어떻게 변해가는 걸까요?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때론 안정감과 목적의식을 주며 물건에 대한 애착을 갖게 해주기도 합니다. 구독경제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소유하고 무엇을 구독할 것인지 현명하게 선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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