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자마자 ‘방위비 증액’ 메시지… 지소미아 겨냥 “동맹 재확인 기대”
방위비협상 美대표 예고없이 방한… 美경제차관도 같은 날 한국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17일 앞둔 5일, 미국 국무부 인사들이 동시에 전격 방한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제임스 드하트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협상대표, 키스 크래치 경제차관까지 한날 서울을 찾아 지소미아 연장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이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오후 7시 50분경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한국)전쟁이 끝난 후 미국은 도움을 주는 나라(donor)였고, 한국은 미국의 원조 수혜국(recipient of US aid)이었지만, 지금은 강력한 기여자(strong contributor)가 됐다”고 밝혔다. 과거 한국이 미국의 원조를 받아 경제성장을 이룬 만큼 이제 한미동맹을 위해 더 큰 기여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통상적인 외교적 수사(레토릭) 대신 직설적으로 방위비 분담금 등 이른바 ‘동맹 비용’ 증액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스틸웰 차관보는 또 “역내 평화와 안보의 주춧돌(cornerstone)인 안보동맹을 재확인하기를 기대한다”며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도 언급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6일 오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을 만날 예정이다.
앞서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4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미국은 지소미아를 완전히 지지한다. 지소미아는 한일 군사관계의 성숙함을 보여주고 (한미일) 3개국의 조율 역량을 향상시키는 협정”이라고 밝혔다.
드하트 방위비 협상대표도 한국을 방문했다. 방위비 관련 정례 회의도 예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국을 방문하는 것은 관례상 이례적이다. 드하트 대표는 방한 기간 한국 측 방위비 협상대표단과 공식 만찬을 하고, 국회 인사, 주한미군 관계자 등을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 서울에서 열릴 방위비분담금 협상 3차 회의에 앞서 사전 여론 파악에 나선 셈이다.
6일 오전에는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크래치 경제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 4차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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