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6일 오후 국방부 청사에 들어서며 앞서 가진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의 대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전날 인천공항에 들어서며 일성으로 “한국은 미국의 원조 수혜국(recipient)이었지만 지금은 강력한 기여자(strong contributor)”라며 직설적으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내비친 것.
스틸웰 차관보와 김 차장의 만남은 4일(현지 시간) 태국에 이어 두 번째. 두 사람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기간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면담에 배석했다.
통상 전문가 출신으로 직설적인 협상에 능한 김 차장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키맨’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미 공군 장성 출신으로 원칙을 중시하는 ‘강경파’로 평가되는 스틸웰 차관보와 지소미아 연장, 방위비 분담 등 쟁점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동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며 “서로 허심탄회하게 입장을 얘기했고 미국 측도 우리의 설명을 경청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말을 빙빙 돌리지 않고 서로 원하는 것을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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