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일부기사 지위인정 결정에 배달노조 “업계 전반 확대해야”
고용부 “획일적 적용 어렵다”
플랫폼업체 “현행 법체계 미흡… 프리랜서 원하는 기사들 적지않아”
고용노동부가 ‘요기요 플러스’(요기요 자회사) 소속 배달대행기사 5명을 근로자로 인정하자 배달대행기사 노조가 “플랫폼업체의 위장도급 행태를 근절하는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6일 선언했다. 요기요뿐만 아니라 배민라이더스(배달의 민족 자회사) 같은 다른 플랫폼업체 소속 기사들도 근로자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법적 지위 논란이 다시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5월 배달대행기사 100여 명이 결성한 법외노조인 라이더유니온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 운영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플랫폼업체는 철저하게 지휘·감독하면서도 라이더가 법적으로는 개인사업자라며 4대 보험료, 수당, 퇴직금 등을 절감했다”며 “요기요에서 일하다 퇴직금이나 수당을 못 받은 라이더를 모아 고용부에 진정서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배달대행기사는 근로계약이 아닌 위탁계약을 맺고 개인사업자로 일하는 일종의 특수고용직이다. 임금이 아닌 배달 건당 수수료를 받으며 자기 소유인 오토바이를 몰고 유류비도 자신이 부담한다.
앞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북부지청은 5일 요기요가 시급으로 임금을 지급했고 오토바이를 빌려주고 유류비를 지급했으며,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도 정한 점을 근거로 진정을 낸 기사 5명을 근로자로 판단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일반적인 배달대행기사의 업무 실태와는 차이가 있다”며 “업계 전반에 획일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요기요는 배달 수요가 적은 서울 북부를 개척하며 이런 방식을 일시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근로자 인정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진정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더유니온은 6일 “배민라이더스, 쿠팡잇츠 등에서도 라이더를 지휘·감독했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배달플랫폼 업계 전반으로 ‘근로자 인정 투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배달대행기사가 근로자로 인정받으면 4대 보험 가입과 퇴직금, 주휴수당도 받을 수 있다.
플랫폼업체들은 현행 법체계가 미흡하다는 점을 정부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반발한다. 개인사업자로 일하고 싶어 하는 배달대행기사도 많다. 기사 A 씨(37)는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가 되면 다른 플랫폼업체를 활용할 수 없고 근무시간도 고정돼 오히려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며 “음식점에 직접 고용됐다가 플랫폼업체로 넘어왔는데 대다수는 프리랜서 형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플랫폼 종사자 지위를 놓고 갈등이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갈등이 커지자 올 9월 우버 드라이버를 포함한 개인사업자 신분의 플랫폼 노동자를 피고용자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르면 플랫폼업체는 위탁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를 피고용인으로 인정하고 유급 병가, 실업보험 등을 제공해야 한다. 우버 등 플랫폼업체들은 드라이버에게 적정 임금과 건강보험을 보장하되 자영업자로 대우하겠다는 내용의 ‘앱 기반 운전자 및 서비스 보호법’을 주 정부에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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