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 재산 문제로 갈등 빚어온 80대, 인화물질 뿌린뒤 불내… 1명 숨져
범행뒤 음독… 생명엔 지장없어
80대 남성이 야산에서 시제(時祭)를 지내던 같은 종중(宗中) 사람들에게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여 1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시제는 음력 3월과 10월 5대조 이상의 조상 묘를 찾아 지내는 제사다.
7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9분경 충북의 한 야산에서 A 씨(80)가 시제를 지내던 사람들에게 시너로 추정되는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여 B 씨(84)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C 씨(79) 등 5명은 심각한 화상을 입어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D 씨(79) 등 5명도 부상을 당해 치료 중이다.
현장에 있던 한 종중 관계자는 “25명 정도가 모여서 절을 하고 엎드려 축문(祝文)을 읽고 있었다. 갑자기 A 씨가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고 말했다. A 씨는 평소 종중 재산 문제로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방화를 저지른 뒤 곧바로 음독을 해 119구급대에 의해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60∼80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종중 묘지와 가까운 공사 현장에 있던 주민이 야산에서 연기가 치솟는 것을 보고 119에 화재를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인근 잔디밭 등까지 번진 불을 10여 분 만에 진화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채취한 인화 물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A 씨가 회복하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해 방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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