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리더 인터뷰]“개구리소년 사건 해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1일 03시 00분


송민헌 대구지방경찰청장

송민헌 대구지방경찰청장은 7일 인터뷰에서 “경찰 안팎의 변화에 잘 대응하려면 개인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평소 ‘하학상달’(차근차근 노력해 높은 수준에 도달함)의 교훈을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경찰청 제공
송민헌 대구지방경찰청장은 7일 인터뷰에서 “경찰 안팎의 변화에 잘 대응하려면 개인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평소 ‘하학상달’(차근차근 노력해 높은 수준에 도달함)의 교훈을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경찰청 제공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송민헌 대구지방경찰청장(50)은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구리소년 사건의 공소시효는 2006년 만료됐지만 대구경찰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개구리소년 5명은 1991년 3월 26일 대구 달서구의 집을 나선 뒤 실종됐고 11년 만인 2002년 9월 집 근처 와룡산에서 유골로 발견됐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이형호 군 유괴살인 사건과 함께 국내 3대 미제 사건으로 꼽힌다.

대구경찰청은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전면 재수사에 들어갔다. 최근 어린이 5명이 입었던 옷과 두개골 등 유류품 수십 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서 정밀 분석하고 있다. 송 청장은 “결과가 나오려면 통상 3개월 정도 걸린다. 이르면 연말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수사는 국과수 정밀 분석과 수사기록 검토, 시민 제보 등 3가지 방향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송 청장은 “모든 제보는 함부로 속단하지 않고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청장은 7월 부임한 후 여러 정책과 개선 방안을 내놓고 있다. 보행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일부 도심 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60km에서 50km로 낮추는 정책이 대표적이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차량 속도가 10% 감소하면 부상사고와 사망사고가 각각 20%씩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송 청장은 “시민들의 공감과 동참이 없으면 성과를 낼 수 없다. 도로 사정에 맞게 꼼꼼히 점검해 교통 불편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 청장은 경찰의 실력 향상과 처우 개선이 치안서비스를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믿고 있다. 최근 직원 개개인의 전문성과 역량 강화를 주문하는 한편으로 지방경찰공상(公傷) 지원팀을 구성했다. 그는 “경찰이 직무 수행 중에 부상을 입거나 순직하면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변호사 노무사 등으로 구성한 부서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또 대구경찰 순직유족회를 조직해 유족 자녀의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애로사항을 들을 계획이다.

송 청장의 재빠른 조직 파악과 정책 결단은 4년 전 대구경찰청 2부장 근무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경북 칠곡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만큼 지역 사정도 밝은 편이다.

행정고시(39회) 출신인 송 청장은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에서 사법시험 준비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처음 시각장애인이 응시해 지원한 기억이 생생하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국민 곁에서 다양한 업무를 하는 경찰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 청장은 “어릴 적 마을 이장을 맡아 봉사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의용(義勇·의를 위해 일어나는 용기)을 배웠다. 이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늘 초심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송 청장은 영남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행정고시 경정 특채로 임용됐다. 이후 대구경찰청 2부장, 경찰청 경무담당관실 치안정책관, 경찰청 기획조정관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경찰 조직 내에서 신망이 두터운 송 청장은 내년 총선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선거가 잘 치러질 수 있도록 경찰 임무를 충실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개구리소년#송민헌 대구지방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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