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SH공사 ‘컴팩트시티’ 조성
청년-신혼부부에 1800가구 공급… 2021년 하반기 착공 2024년 입주
기존 차고지 시설은 현대화해 지하나 건물 내부로 옮기기로
소음, 매연, 빛 공해 등으로 기피시설로 여겨지는 버스공영차고지에 도시 숲과 어우러진 공공주택을 짓는 방안이 추진된다. 시설을 현대화하고 버스공영차고는 지하나 건물 안으로 옮긴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송파구 장지 버스공영차고지(2만5443m²)와 강동구 강일 버스공영차고지(3만3855m²)에 청년과 신혼부부 1800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을 짓는 ‘컴팩트시티’ 조성 방안을 11일 발표했다. 장지 버스차고지는 이달 25일, 강일 버스차고지는 내년 3월 국제설계공모에 들어가 2021년 하반기에 착공한다. 이르면 2024년부터 입주한다.
시내에는 31개 버스차고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도시 내 저이용 토지로 꼽힌다. 서울시와 SH공사는 북부간선도로 상부와 빗물펌프장에 이어 세 번째 컴팩트시티 대상지로 버스차고지를 선정했다. 미국 뉴욕, 캐나다 밴쿠버 등은 버스차고지를 건물 안에 배치하거나 대학 기숙사와 연계해 짓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장지 버스차고지 자리에는 840호, 강일 버스차고지에는 965호의 청년과 신혼부부 맞춤형 공공주택 ‘청신호(靑新戶)’가 조성된다. 1인 가구형 주택엔 입주자가 몸만 들어가도 되도록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필수적인 생활가구가 내장된 ‘빌트인 방식’을 적용한다. 전체 주택의 70%에 해당하는 1인 주택은 면적 20m², 나머지 신혼부부용 2인 주택은 39m² 규모다.
기존 버스차고지는 시설을 현대화하고 지하 혹은 건물 내부로 이전한다. 냉난방시설과 환기 설비가 갖춰진 건물에서 주차 정비 세차 등 일상적인 차고지 업무가 가능하도록 시설을 개선한다. 지능형 폐쇄회로(CC)TV와 각종 센서를 활용한 방재시스템을 도입하고 종사자들을 위한 사무 및 휴게공간도 조성한다. 버스 시종점에 승하차장과 대합실, 육아 및 수유공간, 전동킥보드로 대표되는 ‘퍼스널 모빌리티’ 보관·충전시설도 확보해 사람이 모이는 환승거점으로 만든다.
차고지가 지하에 위치할 경우 차고지 상부 공간의 50% 이상은 열린 녹지공간으로 만든다. 도시 숲을 조성하고 분수나 안개를 만들 수 있는 ‘스마트쿨링포그’ 등 수변시설도 설치해 미세먼지를 줄이고 열섬효과 저감 기능도 갖춘다.
새롭게 조성되는 주택단지에는 도서관, 공공체육시설은 물론이고 스마트리빙랩 같은 창업·일자리 공간, 동네 벼룩시장, 생활협동조합 등 ‘생활 사회간접자본(SOC)’도 조성한다. 사업 초창기부터 주민과 건축전문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SH공사가 참여한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주민 의견을 대폭 반영한다.
서울시는 내년 7월까지 설계안을 채택하고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과 실시설계를 거쳐 2021년 하반기에 착공한다. 공사 기간에는 기존 차고지와 인접한 곳에 임시 차고지를 설치해 시민 불편을 줄인다.
사업에는 모두 3900억 원(강일차고지 1900억 원, 장지차고지 2000억 원)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버스차고지는 서울시 소유 토지라 매입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다. 택지를 매입해 주택을 짓는 기존 방법보다 앞선 방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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