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월드랠리팀, ‘사상 최초’ 월드랠리챔피언십 종합 우승

  • 동아경제
  • 입력 2019년 11월 13일 18시 16분


제조사 부문 총점 380점…2위 도요타팀과 18점차
4개 대회 우승컵 포함 13차례 시상대 올라
글로벌 유수 완성차 업체 경쟁 통해 기술력 입증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정상급 모터스포츠 대회인 ‘2019 월드랠리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 이하 WRC)’에서 정상에 올랐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가 팀을 꾸려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종합 챔피언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과 프랑스 등 유수의 글로벌 업체들과 펼친 경쟁에서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2019 WRC에서 ‘현대 월드랠리팀’이 참가 6년 만에 제조사 부문 첫 종합 우승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WRC는 서킷을 달리는 일반 자동차 경기와 달리 포장과 비포장도로를 가리지 않고 일반도로에서 경기가 펼쳐지는 대회다. 다양한 도로에서 경기가 펼쳐지는 만큼 내구성과 엔진 성능 등 제조사 기술력이 대회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호주에서 올해 14번째 마지막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호주 동부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경기 자체가 취소되면서 18점 차이로 선두를 유지하던 현대 월드랠리팀의 종합 우승이 자동 확정됐다. 제조사 순위는 매 경기 성적의 누적 점수로 가려진다. 현대 월드랠리팀은 13번째 경기까지 380점을 기록해 2위 도요타팀(362점)을 따돌렸다. 올해 열린 경기에서 현대차는 4회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현대 월드랠리팀 소속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 선수는 올해 3승을 거두면서 4년 연속 드라이버 부문 준우승(총점 227점)을 차지했다. 드라이버 부문 종합 우승은 총점 263점을 기록한 도요타팀 오트 타낙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출전 선수 중 누적 점수가 가장 높은 선수가 차지하는 드라이버 종합 우승과 달리 제조사 종합 우승은 매 경기 팀에서 상위 2명의 점수를 누적 합산해 결정하기 때문에 선수의 실력 뿐 아니라 랠리카 성능과 내구성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달성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대회 종합 우승으로 지난해 현대차 서킷용 경주차 ‘i30 N TCR’이 거둔 ‘월드투어링카컵(WTCR)’ 팀과 드라이버 부문 종합 우승에 이어 비포장 노면으로 대표되는 랠리 대회에서 최고 자리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 제조사들간 경쟁을 통해 차지한 값진 우승으로 세계적인 기술력 수준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전했다.
현대 월드랠리팀 소속 선수들은 올해 성능을 보강한 ‘i20 쿠페 WRC 랠리카’를 투입해 대회 초반부터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왔다. 4차전 프랑스 랠리와 5차전 아르헨티나 랠리에서 연속 우승해 제조사 부문 선두에 올랐고 8차전 이탈리아 랠리와 13차전 스페인 랠리에서도 우승컵을 들어올려 제조사 최초 종합 우승을 기록했다. 4차례 우승을 포함해 시상대에 오른 횟수는 13차례다.

현대차는 지난 2014년 WRC에 재도전한 첫해 4위에 그치며 쉽지 않은 출발을 했다. 이듬해 3위를 기록한 후 2016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제조사 부문 준우승에 그쳤다. 내년 시즌에는 올해 드라이버 부문 종합 우승을 차지한 오트 타낙 선수가 현대 월드랠리팀으로 이적할 예정으로 올해에 이어 2020년에는 제조사와 드라이버 부문 동시 우승을 노리고 있다.

토마스 쉬미에라(Thomas Schemera) 현대차 상품본부장(부사장)은 “우승 경력이 많은 제조사들과 경쟁해 WRC 진출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며 “모터스포츠를 통해 발굴된 고성능 기술들은 양산차 기술력을 높이는데 영향을 주는 요소로 앞으로도 적극적인 모터스포츠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운전 즐거움을 주는 차를 선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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