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일산 싱크홀 주변도로 한달전부터 균열, 징후 포착하고도 공사재개… 사고 못막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4일 03시 00분


본보 입수한 도로 사진서 확인
고양시, 보름간 정밀검사 실시후
균열구역에만 자동계측기 설치, 사고지점은 ‘문제없다’며 제외
“백석동 지하3층까지만 굴착허용”

21일 땅꺼짐(싱크홀)이 발생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의 한 오피스텔 공사장 옆 도로  곳곳이 땅꺼짐 한 달 전인 11월부터 갈라져 있다(점선 안). 오피스텔 시공사 홈페이지
21일 땅꺼짐(싱크홀)이 발생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의 한 오피스텔 공사장 옆 도로 곳곳이 땅꺼짐 한 달 전인 11월부터 갈라져 있다(점선 안). 오피스텔 시공사 홈페이지
21일 경기 고양시의 한 오피스텔 공사장 인근 도로에서 땅꺼짐(싱크홀)이 발생한 가운데 싱크홀 지점으로부터 약 40m 떨어진 곳에서는 이미 한 달 전부터 상당한 크기의 도로 균열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피스텔 공사 시공사 측이 이런 사실을 알리자 고양시청은 공사를 중단시킨 채 조사를 벌였지만 문제가 없다고 보고 보름 뒤 공사 재개를 허락했다.

고양시 등에 따르면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 시공사 측이 지난달 20일 공사 현장 바로 옆 차로의 균열을 확인하고 이를 시에 알렸다. 편도 3차로 도로 에 발생한 균열은 약 30m에 걸쳐 있었는데 육안으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도로 곳곳이 크게 갈라져 있었다.

시공사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고양시는 곧바로 공사를 중단시키고 전문가들과 함께 지표투과레이더(GPR) 검사 등을 통해 인근 도로의 땅 밑 상태를 점검했다. 시가 점검한 범위에는 21일 땅꺼짐이 발생한 도로 구역도 포함됐는데 이곳에서는 물비침(지하수가 유입) 현상을 포착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는 15일간의 조사 끝에 ‘이상 없음’ 결론을 내렸고 오피스텔 공사는 이달 4일부터 다시 시작됐다. 도로 위 균열이 더 이상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당시 조사에 참여했던 안상로 한국지하안전협회장은 “싱크홀이 발생한 지점에서 물비침이 조금 있었지만 큰 문제는 아닌 걸로 판단했다“며 “균열이 생긴 차로를 하루 빨리 복구해 차량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자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양시는 균열이 발견된 곳을 중심으로 자동화계측 장비 12대를 설치했는데 이번에 땅꺼짐이 발생한 지점에는 계측기를 설치하지 않았다. 고양시 관계자는 “(21일) 싱크홀이 발생한 지점은 당시엔 이상이 없는 걸로 나와 계측기를 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양시는 백석동을 포함한 인근 지역은 지반이 연약하다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는 지하 3층까지만 터파기 공사를 허용하기로 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일산 싱크홀#백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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