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대표이사(CEO) 자리에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사장(55·사진)이 선임되면서 11년 만에 내부 출신 CEO를 맞이하는 KT에 관심이 쏠린다. 구 사장이 내정되면서 KT는 대표이사 회장 체제에서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바뀐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사실상 1월 진행되는 KT그룹 내부 인사부터 관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직원 인사가 통상 연말경 마무리되는 KT는 이번 차기 CEO 선임 절차로 인해 전체 인사가 평시보다 늦어진 상태다.
선임 발표 이후 이틀째인 29일 KT 내부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읽힌다. 무엇보다 청와대 등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 11년 만에 내부 후보가 선임됐다는 점과 ‘KT 사업 전반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새로운 수장을 맡아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구 차기 CEO는 선임연구원 직함으로 신입 채용된 이래 33년째 KT에 재직하며 그룹 전략을 짜는 데 두루 관여해 왔다.
구 차기 CEO 앞에는 민영 기업으로서의 KT 정상화라는 숙제가 놓였다. KT 이사회는 구 사장을 차기 CEO로 선임하면서 회장 직함을 사장으로 대체하고 급여 등 처우도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그동안 회장직에 쏠렸던 불필요한 무게감과 기득권을 내려놓고 실질 경영에만 힘쓰라는 의미다.
KT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분야로 나아가야 한다는 과제와 유선전화나 긴급통신 등 과거의 통신 제공 의무 유지라는 책임을 동시에 안고 있다. 과거 국영기업이었다는 특수성 때문에 그간 CEO가 정치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일도 있었다. KT 관계자는 “내부 전문가가 선임된 만큼 능력과 실리 위주의 경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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