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것으로 알려진 ‘5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아이가 익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경찰에 체포된 다섯 살배기의 엄마 A 씨(42)는 “아이가 거짓말을 해 여행용 가방에 가뒀는데 2시간쯤 지나 가방을 열어 보니 숨을 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A 씨의 진술과 달리 아이가 익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이 익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건 이 사건 신고자인 병원 의사의 진술 때문이다.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를 한 의사 B 씨는 “엄마가 아이를 직접 안고 병원에 왔는데 몸에 멍 자국이 있고 물에 젖은 손이 불어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숨진 여아가 26일 오후 6시 27분경 관악구의 한 병원 응급센터에 도착했을 당시엔 팔다리의 3분의 2 이상이 멍으로 덮인 채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물에 젖어 있었다고 한다. 아이가 병원에 왔을 땐 이미 호흡과 맥박이 멈춘 뒤였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며칠 전에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때린 적은 있지만 오늘(아이가 숨진 당일)은 때리지 않았다”며 “의식이 없는 아이를 깨우기 위해 바가지로 물을 끼얹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숨진 여아에 대한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쯤 부검 결과가 나와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가 평소에도 아이를 때리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웃 주민의 진술에 따라 A 씨가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했는지도 확인 중이다. 경찰은 조만간 숨진 아이의 아버지도 불러 A 씨의 학대 행위를 알고도 묵인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A 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28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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