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미안하다” 동영상 남겨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에 따르면 27일 오전 9시 45분경 화성시 향남읍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승용차 안에서 A 씨가 숨져 있는 것을 한 화물차 운전사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이 주차장은 화물차 운전사들이 이용하는 곳인데 평소와 달리 이날 승용차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긴 화물차 운전사가 차량 안을 살펴보다 A 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 씨가 운영하던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있는 업무용 컴퓨터에서 A 씨가 직접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1분이 채 안 되는 동영상을 확인했다. 동영상에는 A 씨가 아내와 남은 자녀들에게 “미안하다. 이제 갈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직장을 그만둔 A 씨는 지난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화성시에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장훈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진도 팽목항에서 지냈고 세월호 관련 농성장을 오가던 A 씨는 지난해 새롭게 사무실을 차렸다”며 “그런데 최근 들어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A 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디지털 저장매체 복원 및 분석)할 계획이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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