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는 예부터 다산과 풍요를 상징했다. 재해를 미리 알리는 영물로 여겨져 섬과 바닷가에서 뱃길의 안전을 지켜주는 마을 수호신으로 숭배받았다. 전남이 쥐와 관련된 지명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전남도에 따르면 2020년 경자년(庚子年) 쥐의 해를 맞아 전남 지명을 분석한 결과 쥐와 관련된 지명이 25곳으로 조사됐다. 전국에서 쥐와 관련된 지명 64곳 중 39%가 전남에 몰려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전북 9곳, 경남 6곳, 경북 5곳, 대전 3곳 등이다.
전남에서 지명 분포를 살펴보면 60%인 15곳이 섬이나 바닷가 등 서남해안에 있다. 신안군 증도면 ‘쥐섬’ 등 섬 이름이 4곳으로 가장 많다. 신안군 지도읍에는 ‘큰쥐섬’과 ‘작은쥐섬’이라는 마주 보는 두 섬이 있다.
내륙에서는 나주시 봉황면에 아홉 마리 쥐가 모여드는 형국을 뜻하는 ‘구서고(九鼠庫)’가 있다. 쥐가 숭배와 혐오를 동시에 받아온 이중성이 반영된 사례도 있다. 곡성군 오산면에서는 쥐가 다닌다는 뜻의 ‘현서(縣暑)마을’이 폐촌되자 사람들이 이를 지명 탓이라 여겨 선하고 어진 세상을 만들자는 의미의 ‘선세(善世)마을’로 바꿨다고 전해진다.
정애숙 전남도 토지관리과장은 “십이지신 가운데 쥐를 반영한 지명은 많지 않은 편이나 각각 재미난 이야기를 품고 있다”며 “쥐의 해를 맞아 도민 삶이 보다 풍요로워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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