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있어 행복했다. 손흥민(27·토트넘·사진)은 6월에 끝난 ‘꿈의 무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팀의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이끌며 명실상부한 ‘월드 클래스’임을 입증했다. 11월에는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골(121골)을 뛰어넘으며 ‘살아 있는 전설’이 됐다. 갈등과 대결로 얼룩진 올해 대한민국에서 그의 활약은 삶의 즐거움이자 활력소였다. 동아일보는 손흥민을 201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새벽까지 TV 앞을 지켰다. 해가 뜬 뒤 밀려올 피로와 지각 걱정은 27세 한국 청년이 축구의 본고장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득점쇼’ 앞에 훌훌 날아갔다. 질풍 같은 질주와 호쾌한 슈팅, 환한 미소와 하트 세리머니…. 일상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희망과 자부심을 품게 한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사진)이다. ‘슈퍼 소니’ 손흥민이 세계 최고라는 EPL에서 세계적 스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뿌듯함을 느꼈다. 동아일보는 그런 손흥민을 201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모든 경기가 소중하다. 그래서 인생을 걸고 뛴다”는 손흥민은 평생 잊지 못할 2019년을 보냈다. 올해 20골을 터뜨려 2017년(23골) 이후 두 번째로 한 해 20골 고지를 밟았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토트넘을 구단 역사상 첫 UCL 결승(6월)으로 이끌었다. 11월에는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유럽 통산 121골)을 넘어 한국인 유럽 통산 최다골(현재 126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밤잠을 설치며 응원하는 한국 팬들에게 보답하고,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1월 2일(한국 시간) 카디프시티와의 EPL 경기(토트넘 3-0 승)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산뜻하게 2019년을 시작했다. 꾸준한 활약으로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은 그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꿈의 무대’ UCL을 통해 명실상부한 ‘월드 클래스’로 발돋움했다.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으며 초호화 군단을 구성한 잉글랜드의 ‘거함’ 맨체스터 시티를 침몰시킨 토트넘의 영웅은 손흥민이었다. 4월에 열린 2018∼2019시즌 UCL 8강 1, 2차전에서 손흥민은 3골(1차전 1골, 2차전 2골)을 폭발시키며 토트넘을 57년 만에 UCL 4강에 올려놓았다. 최근 손흥민 특집 영상을 보도한 미국 CNN은 “한국의 슈퍼스타 손흥민은 UCL을 통해 세계적 스타로 솟구쳤다. 성공의 길을 걷는 동시에 겸손한 그는 청소년들의 큰 본보기”라고 평가했다.
토트넘이 단판 승부 UCL 결승에서 리버풀에 0-2로 지면서 손흥민은 ‘빅이어’(UCL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UCL에서의 활약을 앞세워 손흥민은 아시아계 스포츠선수 중 소셜미디어 팔로어 수 1위(현재 370만 명)에 올랐고,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역대 아시아 선수 중 최고 순위인 22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8월에 개막한 2019∼2020시즌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11월 7일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UCL 조별리그 경기에서 2골(토트넘 4-0 승)을 터뜨려 한국 축구의 레전드 차범근이 보유했던 유럽 통산 최다골(121골)을 넘어선 것이다. 기록을 넘겨준 차 전 감독은 “국민들을 기쁘게 하는 손흥민은 타고난 스타”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8일 손흥민은 상대 선수 8명을 제치고 73m를 단독 질주한 뒤 ‘원더 골’을 터뜨려 또다시 세계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유럽 무대에서의 꾸준한 활약 속에 그의 몸값(예상 이적료)은 8000만 유로(약 1038억 원)까지 치솟았다. 자신을 향한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 속에 최근 무리한 반칙으로 퇴장과 함께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 ‘성장통’까지 겪은 손흥민은 내년 1월 5일 미들즈브러와의 FA컵 경기를 통해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에도 축구 팬들은 주말마다 밤잠을 설쳐가며 손흥민을 응원할 것이다. 그리고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버리는 손흥민의 골을 보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월요병’이 뭔가요? 오늘 흥민이 경기를 생방송으로 본 사람이 승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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