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지하철이 개통될 당시 서울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하근찬 작가의 소설 ‘전차구경’ 등 유·무형 문화유산 16개가 올해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시민의 삶을 담고 있으면서 미래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근현대 유산을 2013년부터 매년 발굴해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하고 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시민과 전문가 등이 미래유산으로 제안한 문화유산은 51건이다. 이 가운데 기초현황조사와 미래유산보존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3건이 예비 문화유산으로 선정됐고 소장자의 동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16건이 꼽혔다. 이번 선정으로 서울 미래유산은 모두 470개로 늘었다.
올해 선정된 통인화랑(사진) 등 화랑 4곳은 미술을 접하기 어려운 시절부터 작품 전시와 작가 발굴을 통해 미술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5년 개관한 통인화랑은 박서보 윤광조 허건 등 작가를 발굴하고 고미술품 운송을 최초로 시작했다. 1971년 개관한 조선화랑은 작가들의 해외 진출을 도왔다. 예화랑은 1978년 개관해 비디오작가 백남준과 관련된 전시회를 기획했고 같은 해 개관한 샘터화랑은 1980년대 민중미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서해의 소설 ‘전아사’와 하근찬의 소설 ‘전차구경’, 나도향의 소설 ‘어머니’ 등 3편은 근현대 서울을 배경으로 쓰인 문학작품이다. 전아사는 이주민의 시선으로 바라본 1920년대 서울의 모습이 묘사돼 있다. 전차구경에선 1974년 처음 개통한 지하철 1호선을, 어머니에서는 1920년대 종로의 거리와 청파동, 효창공원 등을 볼 수 있다.
식당 ‘옛날집낙원아구찜’과 ‘원대구탕’은 1970년대 개업해 2대째 운영 중인 가게다. 각각 낙원동 아구찜(아귀찜) 거리와 삼각지 대구탕 골목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으로 꼽힌다. 1957년 건립된 환일고 십자관은 철근콘크리트와 석조를 같이 쓴 학교 건축물로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공공일호(옛 샘터사옥)는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으로 1979년 지어져 대학로에서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이 밖에도 불고기(너비아니)와 구절판 등 음식과 통일교 전 본부교회, 용산제일교회 교회동 등 종교시설 2곳이 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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