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100년을 준비합니다]
새해 동아 아트 1탄 ‘한국의 床’… 브랜드 쇼룸-개방형 아트로 활용
독자 물건-스토리로 상 차릴 계획… 이헌정 도예가 3m 길이 상판에
내일의 100년 오브제 선보여… 작가들과 둘러앉아 토크도 진행
혹자는 ‘이 상(床)이 무엇인가…’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희는 동아일보의 100번째 생일상을 꽤 고심했습니다. 뜨겁거나 아니면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해 여름 내내 상을 보러 다녔습니다. 고목으로 만든 상, 대리석으로 만든 상…. 좀 더 특별한 상이었으면 해서 ‘아트 퍼니처’란 영역을 개척해 온 도예가 한 분에게 말씀드렸죠. “100년의 의미를 담는 물건들을 올리려는 상을 찾는데요.”
여러 상들이 ‘한국의 상’ 최종 낙점을 경합하던 무렵, 이 도예가는 스케치를 보내왔습니다. 순백(純白)의 상. 길이가 3m에 이르는 하얀색 도자기 상판은 눈 덮인 평원 또는 호수 같았습니다. 그는 조선 백자의 순수미를 담은 이 상이 동아일보의 미래 비전을 널리 펼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세계를 향한 동아일보의 도약을 염원하면서 상 위에는 황금빛 구(球)를 올리고, 지난 100년의 업적은 조선시대 서민의 애환이 담긴 분청사기 기법의 의자로 형상화했습니다. 상의 이름은 ‘내일을 담는 100년의 상’ 입니다.
이 상과의 만남은 운명이라고 믿습니다. 저희는 생명력과 가능성의 공간, 전통을 딛고 미래로 씩씩하게 나아가는 공간, 으스대지 않는 협업의 공간을 상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희의 바람을 읽어내고 멋진 상으로 구현한 분이 도예가 이헌정(53·사진)입니다. 서울 청계천 정조대왕반차도 도자벽화(2005년)를 제작하는 등 도예, 조각, 건축의 경계를 넘나들던 그의 상상력이 100년의 시간과 만났습니다.
지난 두 달여 동안 상을 만든 그는 “상이 크다보니 건조와 굽기 과정에서 섬세한 보살핌이 요구돼 마치 거대한 아기를 돌보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궁금해지실 겁니다. 이 상에선 무슨 일이 펼쳐질 것인지. 동아일보는 ‘즐거운 내일의 100년’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세계무대를 향해 도전하는 대한민국의 청년 작가들과 우리의 100년을 젊은 감각으로 해석한 오브제들을 선보이겠습니다. 중견 작가들과는 세대 간 화합을 구현하겠습니다. 상에 오붓하게 둘러앉아 작가들과 만나는 아티스트 토크도 진행합니다.
동아일보는 이 상을 동아일보의 브랜드 쇼룸이자,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개방형 아트 플랫폼으로 쓰려 합니다. 이 상은 동아일보 구독자나 자신의 창작물을 알리고 싶은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상에 올리고 싶은 물건과 그에 관한 이야기를 써서 e메일로 지원해 주시면 선별해 전시로 옮겨보겠습니다. 선정된 물건과 사연은 동아일보 지면과 동아일보 100주년 기념 인스타그램 계정에 소개합니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3월부터 프랑스 현대미술 거장 다니엘 뷔렌과 손잡고 동아미디어센터 외관아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 광화문을 화사하게 물들이고 있는 이 아트의 제목이 ‘한국의 색’이죠. 100주년인 새해부터는 한국의 아름다운 품격을 찾아 나서려고 합니다. ‘한국의 상’ ‘한국의 새’ ‘한국의 향’으로 이어지는 새해 동아일보 3대 아트 프로젝트의 첫 탄이 ‘한국의 상’ 입니다.
‘내일을 담는 100년의 상’을 만든 이헌정 도예가는 자신의 예술적 행로를 ‘여정(journey)’이라고 불러 왔습니다. 동아일보도 새로운 100년을 만들 가치 있는 길을 찾아 나섭니다. 이 도예가는 말합니다. “전통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훌륭한 스승입니다. 100년이라는 긴 시간을 지켜온 동아일보의 내일을 향한 도전이 쉽지 않겠지만 객관적인 냉정한 칼날 같은 균형 위에서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그 새로운 여정에 제가 소박한 상을 만들어 응원합니다.”
풍성한 상차림은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한국의 상 프로젝트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즐거운 미래’를 저희와 함께 차려보시지 않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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