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우산동 영구임대 아파트의 ‘행복 프로젝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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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감 극복하고 사회활동 돕자”
늘행복 주치의센터와 일터 운영 등… 광산구, 올해 5개 사업 실시키로

광주 광산구 우산동에는 지어진 지 28∼30년 된 영구임대 아파트 2개 단지가 있다. 광산구는 2020년 경자년(庚子年)에 영구임대 아파트에서 ‘영구’라는 단어 대신 ‘늘’이라는 표현을 쓰고 ‘행복’이라는 바람을 담은 늘행복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시작한다. 영구임대 아파트에 행복을 전해주기 위해 도전하는 이 사업이 눈길을 끈다.

광산구는 지난해 6월부터 두 달 동안 직원 146명이 참여해 영구임대 아파트 주민들의 생활 실태를 조사했다고 1일 밝혔다. 영구임대 아파트에서 광산형 복지혁신 정책인 늘행복 프로젝트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생활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조사는 하남주공 1차 아파트와 하남시영 2차아파트 등 3384가구 중 2126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주민의 70%는 1인 가구였고 65세 이상 노인이 45%였다. 국가지원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가구는 66%에 달했다. 소득은 식료품 구입과 의료비로 많이 썼다.

이지영 광산구 복지행정과 주무관은 “주민들은 1인 가구 최소 생활비가 월 86만 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주민의 29%는 월평균 소득이 50만 원 이하였다”며 “국민기초생활 수급자로 지정된 노인들은 기초수급비를 받아도 아파트 임대료 등을 내고 나면 실제 쓸 수 있는 돈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3∼5개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의료비 부담이 컸고 51%가 우울증을 앓았다.

이영하 광주여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소득이 적은 주민들은 몸이 아파도 정밀검사는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광산구는 올해 영구임대 아파트 주민들이 고립을 극복하고 사회와 함께할 수 있도록 늘 행복 프로젝트 5개 사업을 시작한다. 전국에서 영구임대 아파트 맞춤형 복지사업을 실시하는 것은 광산구가 처음이다. 이에 따라 광산구는 영구임대 아파트 주민 대부분이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점을 감안해 늘행복 주치의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늘행복 주치의센터는 방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간호사와 요양보호사 등이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방문 의료 서비스를 위해서는 주치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의료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광산구는 영구임대 아파트 주민 가운데 19%만 소득 활동을 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주민들 근로의욕을 꺾는 원인 중 하나는 보충급여 방식이었다. 보충급여 방식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된 주민이 소득활동을 하면 소득만큼 기초수급비가 깎이는 것이다. 광산구는 주민들의 근로의욕을 높이기 위해 늘행복 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공동작업장과 사회돌봄 일자리 등 늘행복 일터에 참여할 경우 현금 대신 지역화폐를 지급해 기초수급비가 삭감되는 것을 방지할 방침이다.

김삼호 광산구청장은 “영구임대 아파트 맞춤형 복지사업은 새로운 시도인 만큼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개선해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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