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화성 성폭행-살인 자백… 8차사건도 “대문 열려 들어가”
경찰 “일방적인 주장일수도”
경기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7)가 범행 경위와 관련해 계획적이 아니라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단 이춘재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판단해 진술의 신빙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1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이춘재를 수십 차례 조사한 결과 14건의 살인 및 30여 건의 성폭행 등과 관련해 자백을 받았다. 이춘재는 1989년 7월 7일 발생한 ‘화성 초등학생 실종 사건’과 관련해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이춘재는 “그냥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살하려고 야산에 올라갔는데 한 어린이가 지나가길래 몇 마디 대화하다가 일을 저질렀다”며 “목을 매려고 들고 간 줄넘기로 어린이의 양 손목을 묶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8번째 화성 사건과 관련해 “동네 구멍가게에서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다 대문이 열린 집이 보였다”며 “방문 창호지에 난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봤는데 남자가 있었으면 그냥 가려고 했지만, 여자가 자고 있어서 들어갔다”고 했다.
8번째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당시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한 주택에서 박모 양(당시 13세)이 성폭행을 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범인으로 붙잡힌 윤모 씨(53)는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됐다. 이춘재는 이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고, 윤 씨는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춘재는 자신의 내면이 드러날 수 있는 ‘성욕’과 같은 단어는 사용하지 않아 범행 동기와 관련한 진술은 아직 없다”며 “범행 경위에 대한 부분도 이춘재의 일방적인 진술이라 이를 통해 범행이 계획적이냐 우발적이냐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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